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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빵집이, 식당이…온 마을이 미술관 [제1회 양림골목 비엔날레 둘러보니]

by 광주일보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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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16개 카페 등 갤러리로 변신
이이남 스튜디오·최순임 작업실 등 눈길
오웬기념각·펭귄마을 공예거리 등 볼거리

 

제1회 양림골목비엔날레 주제전시를 만날 수 있는 이이남 스튜디오의 야간 풍경.

 

목적 없이, 이유 없이 그냥 걸어도 좋은 계절이다. 여기에 멋진 예술 작품이 어우러지면 즐거움은 더 커질 터. 지난 주 양림동에 다녀왔다. 올해 처음 열린 ‘양림골목비엔날레(5월 9일까지)’ 나들이다. 양림동에는 화가들이 많이 산다. ‘마을이 미술관이다’는 컨셉의 이번 행사를 진행하기에 딱 좋은 여건이다. 100년의 시간을 지난 선교사 사택들과 세월의 흔적이 어우러진 풍경들까지 더해지니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봄 나들이로는 그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관의 지원 없이 오롯이 주민과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해 여는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어려운 시절, 자신들의 삶터인 양림동 상권을 예술로 활기있게 만들고 싶다는 작은 꿈들이 모인 결과다.

 

아트마켓이 열리는 ‘10년 후 그라운드’

 

예술 여행의 출발은 방문자센터 역할을 하는 ‘10년 후 그라운드’다. 옛 은성유치원을 리모델링한 공간에서는 이번 골목비엔날레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는 아트마켓이 열리고 있다. 공간 이곳 저곳에 ‘숨은그림찾기’하듯, 한희원·최순임·정운학 작가 등의 작품이 걸려 있다. 사람들은 나지막이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차 한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차분히 그림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들이다. 한쪽 공간에는 양림동 등 광주·전남에서 만들어진 문화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숍이 있다.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권하는 여행서적은 단돈 2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예전부터 탐났던 책을 몇권 고른다.

양인제과에서 만나는 이조흠 작가의 작품

 

안내 팸플릿을 길라잡이 삼아 기획전시 ‘영업中’이 열리고 있는 카페와 식당 방문에 나섰다. 모두 16곳인데, 발길 닿는 대로 둘러본다. 바로 인근 양인제과에서는 빵과 어우러진 이조흠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육각커피는 하늘을 소재로 한 양경모 작가의 작품이 커피향과 어우러졌다. 카페 PULL에 들어서니 한부철 작가의 소박한 수채화가 반긴다. 밥집에도 그림이 걸렸다. 행복한 양림밥상엔 박진, 캐주얼 식당엔 윤세영 작가의 그림이 걸렸다. 이탈리아 음식으로 유명한 마리오 쉐프에선 이조흠, 메타포에선 정운학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순임 작가의 '고양이 숲 갤러리'

 

양림로터리 인근 ‘라봉 커피’에서 만나는 건 최순임 작가의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이 더 궁금하다면 사직도서관 바로 앞 그녀의 작업실인 ‘고양이의 숲 갤러리’(평일 오전 11시~오후 3시)에 가면 된다. 때론 작업중인 작품도 만날 수 있고, 소녀와 고양이 등 그녀의 작품을 감상하며 누구나 편하게 차 한잔 마실 수 있다.

광주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이이남 스튜디오로 발길을 돌린다. 신작 ‘생명의 경계’ 등을 선보이고 있는 메인 전시 ‘생명의 위로-사라지는 시간 속에서 영원한 것을 찾다’전에서는 색다른 시공간에 빠져들며 미디어아트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과 커피숍의 경계가 따로 없는 공간에서는 ‘피에타’ 등 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고, 양림동이 한 눈에 내다보이는 옥상에서도 작품이 설치돼 있다. 봄바람이 부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잔에 잠시 쉼의 시간을 갖는다.

양림동 나들이는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에서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게 또 하나의 매력이다. 100년이 넘은 오웬기념각 야외 벤치에 앉았다. 동백꽃 봉우리가 봄을 알리고, 휴대폰으로 든는 파헬벨의 ‘캐논’이 더 없이 여유롭다. 바로 옆 펭귄마을과 다양한 촬영 스폿을 제공하는 공예거리를 지나 오랜만에 동네책방 ‘러브앤프리’에 들렀다. 평일인데도 서점엔 사람이 꽤 있어 괜히 마음이 놓였다.

한희원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한 후 저녁식사는 ‘초승달 커리’에서 먹는다. 이곳에는 다음 작가의 윤회매 작품이 걸려 있다.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다 가끔씩 눈을 들면 자연스레 작품이 눈에 띈다. 날이 어둑어둑해져 다시 이이남 스튜디오로 발길을 옮겨본다. 낮에 바라본 풍경과는 전혀 다르다. 돌아오는 길, 다음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만날 지 궁금해진다.

오는 4월1일부터는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멋진 공간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이 문을 열고, 양림동 작가 스튜디오 방문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매주 수요일(오후 2시30분), 토·일요일(오전 10시30분·오후 2시30분) 5명 규모로 도슨트 투어도 예약할 수 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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