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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선녀와 나무꾼’은 사기극?…법의 관점서 들여다 본 문화예술

by 광주일보 202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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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자’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 ‘헐크’다. 평범한 브루스 배너 박사는 분노를 느끼면 아드레날린이 급격히 분비돼 헐크로 변신한다. 만약 헐크로 변한 뒤 그가 망쳐놓은 도시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면, 그 피해는 누가 보상해야할까? 제정신이 아닌 헐크 대신 배너 박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걸까?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가져간 외규장각 의궤는 145년만에 우리 품에 안겼지만 완전한 반환이 아닌 5년 단위 갱신에 의한 ‘대여’ 형식으로 돌아왔다. 문화재 약탈과 소유권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걸까?

백세희 변호사가 펴낸 ‘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32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문화예술 법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하고 시시콜콜한’ 법적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법(法)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법’이라고 하면 흔히 범죄와 처벌을 떠올리지만 생각 외로 많은 일상이 법에 닿아있고, 문화예술도 그 중 하나다.

저자 백세희는 미술대학 입시에서 낙방하면서 변호사가 됐고, 대형 로펌에서 10년을 근무한 후 저자는 법조인이 ‘시간 가난뱅이’라는 생각에 퇴사했다. ‘안 벌고 안 쓰기’의 삶을 실천하겠다며 시골에서 살던 중 언론사의 청탁으로 예술과 법이 접목된 칼럼을 쓰게 됐다. 이 책은 네이버 인기 칼럼 ‘백세희 변화사의 아트로(art law)’ 중에서 가려 뽑은 32가지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1장 ‘원래 이런 얘기였던가요?’에서는 ‘선녀와 나무꾼’, ‘심청전’, ‘인어공주’ 등 잘 알려진 대중문화 콘텐츠를 법률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슈퍼 히어로를 통해서는 정당방위 등에 대해 들려주고 ‘심청전’과 ‘선녀와 나무꾼’도 사기, 자살방조 등 ‘법’이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들여다본다.

2장 ‘그래서 결론이 뭐였더라...’는 백희나 작가의 동화 ‘구름빵’을 둘러싸고 벌어진 저작권 관련 이야기, 2005년부터 12년간 다툼이 이어진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화예술 관련 사건을 분석했다.

지난 2015년 대만 전시관에서 12살 소년이 안내원의 설명을 듣다 발을 헛디디면서 작품에 손을 대 그림에 구멍이 생긴 일이 있었다. 지난 2018년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5살 소년이 토루소 조형물을 잡고 넘어지는 바람에 미술품을 훼손한 일이 있었다. 두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됐을까.

3장 ‘미술관에서 실수로 작품을 깨뜨렸어요!’는 짝퉁의 법률적 문제, 그래피티를 둘러싼 법적인 쟁점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건·사고에 대한 법률적 문제를 담고 있다. 마지막 4장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에선 공연 보이콧, 영화 사전 검열, 오마주와 패러디, 표절의 차이 등 문화예술 관련 법에 대해 다룬다.

<호밀밭·1만5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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