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노동청, 지난달 대표 등 임직원 9명 부당노동행위 송치
해당기업 회장, 상의회장 후보 거론에 노동계 적절성 지적
기아 1차 협력업체인 ㈜호원이 회사에 협조적인 이른바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조 활동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업 회장이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에서는 지역 경제계 대표인 상의회장 후보로 나서는 데 따른 적절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이 자체적으로 노조를 결성, 대표 노조로 삼아 교섭권을 확보해 적대적 노조를 유명무실하게 만들면서 노조원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막고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저해했다는 게 광주노동청 판단이다.
4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광주노동청은 지난달 23일 ㈜호원 대표와 임직원 등 9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광주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회사는 광주를 대표하는 제조업체 기아자동차에 차체부품을 공급하는1차 협력사로, 노사상생 취지로 운영되는 자동차합작법 ㈜광주글로벌모터스에도 참여하고 있다.
노동청은 회사측이 복수노조 설립이 가능한 상황에서 민주노총 계열의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호원지회)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회사측 주도로 노조(호원노조)를 설립,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노동청은 호원지회로부터 확보한 18건의 녹취록과 호원에 대한 압수수색, 회사 임직원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조사 등을 거쳐 부당노동행위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복수노조인 경우 노사간 교섭 과정에서 교섭창구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사측 주도로 결성된 노조가 과반으로 교섭대표가 되면 향후 노조 운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이렇게되면 단체교섭권과 쟁의 행위까지 무력화가 가능해진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노동청 조사로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가 확인되면서 노동계는 4일 광주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2월 회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광주노동청 관계자는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확인, 검찰에 넘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중인 사항이라 구체적 혐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일보는 이와관련, 호원측 입장을 확인하려고 문의했지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답변을 하기 곤란하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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