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 여명이 생활하는 건물
“근무자 전원 검사” 행정명령
광주에서 1500명이 근무하는 고객센터(콜센터) 건물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이 건물에는 공기업인 도시공사 직원도 100명 넘게 근무하고 있으며, 구내 식당 등 건물 내 편의시설을 집단으로 이용하고 건물 밖에선 마스크를 내린 채 집단흡연 등도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상 발현 후 1주일 뒤에야 검사를 받은 확진자가 있는가 하면 건물 내 교육센터에서는 교육행사까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규모 슈퍼전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26일로 예정된 첫 백신접종을 준비하던 방역 당국은 갑자기 터진 집단감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24일, 광주 빛고을고객센터 건물 근무자들에게 25일까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7명이 추가되면서 이 건물에 입주한 라이나생명 관련 콜센터 직원 28명, 가족 2명, 접촉자 2명 등 모두 3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지표 환자가 22일 나온 뒤 동료, 접촉자 검사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 4∼12층에는 보험사 등의 콜센터가 밀집해 있다.
이 건물에는 광주 도시공사, 광주 트라우마센터, 감사원,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광주 발달장애인훈련센터, 식당, 은행 등 시설과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상주 인원은 1419명, 현재 검사 인원은 881명이라고 방역 당국은 전했다.
특히 125명이 근무하는 4층 사무실에서 27명이 집단감염된 데 이어 5층 다른 사무실에서도 1명이 감염돼 확산이 우려된다. 지표 환자는 20일 증상을 보였지만, 다른 확진자는 그보다 앞선 17일 근육통 등 증상이 있는데도 23일에야 검사를 받았다. 건물 안에 있는 교육센터에서는 지난 18일 직원 교육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대규모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라이나생명측은 수도권 콜센터 집단 감염 이후 사무실에 아크릴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했다는 입장이지만, 방역당국은 환기 등이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직원들이 업무는 물론 휴식이나 식사를 함께하면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직원은 흡연을 위해 건물 밖 공간을 이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건물 내 다른 시설 근무자와의 접촉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도시공사 등은 현재 최소 비상근무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재택근무하도록 조치했으며, 광주시도 감사원 근무직원과 접촉한 직원을 파악하고 있다.
콜센터발 집단감염은 인근 전남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관련 확진자 중 2명이 나주혁신도시 거주자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 확진자는 가족이 혁신도시 내 우정사업정보센터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어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남에서는 지난 24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3명의 확진자(838번~840번)가 추가 발생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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