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공부방서 밀접 접촉 추가 접촉 심층 역학조사
잠복기 이후 감염됐다면 자가격리 지침 전면 수정해야
신천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 격리됐다가 해제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또 나왔다. 방역당국은 이들에 대해 ▲격리기간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보유자와 접촉 여부 ▲격리 해제 후 접촉 여부 ▲2주간 잠복기 후 바이러스 증식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정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9일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광주 서구에 사는 25세 여성 A씨는 지난 8일 밤 10시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광주 3번째이자 신천지 교인 중 첫 확진자와 주월동 교육센터에서 접촉했으며 지난 3일 격리 해제됐다. 방역당국은 A씨가 앞서 같은 날 오전 0시 40분께 최종 확정판정을 받은 광주 14번째 환자 B(22)씨와 감염 경위가 유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B씨는 A씨와 마찬가지로 광주에서 첫 신천지 관련 확진 판정을 받은 자와 지난달 17∼18일 남구 주월동 신천지 성경공부방에서 밀접 접촉했다. 두 사람 모두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 각각 지난 2일과 3일 격리 해제됐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동일하게 잠복기인 14일이 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격리기간 내 주거지 또는 주거지를 이탈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인 또 다른 신천지 신도 등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역 의료계도 같은 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받았던 두 사람이 일반적인 잠복기를 넘겨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들이 주거지를 이탈하지 않았고, 확진자와도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복기 이후 동시 감염됐다면, 국내 자가격리 지침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광주시 민관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신민호 전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가 증식되는 기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증상이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잠복기를 무조건 2주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두 사람이 동시에 잠복기 2주를 넘겨 증상이 나온 점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자세한 감염경로를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신천지 관련 확진자인 3∼9번 환자와 밀접 접촉했다가 격리해제된 신천지 관련자 53명(2명 양성, 27명 음성) 중 24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중이다.
광주시는 이들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방역대책을 마련중이다.
광주시는 특히 이번에 구성된 민간 공동대책위원회 결정에 따라 자가격리자는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격리를 해제하기로 하는 등 ‘과도하다고 할 정도’의 방역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시는 다만 아직까지 지역사회 감염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시민들에게 집단감염 사태를 막기 위한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등을 권고했다.
한편, 광주 확진자는 이날 A씨가 더해져 모두 15명으로 늘었으며, 이들과 접촉한 1056명 가운데 834명은 해제됐고, 222명은 격리 중 이다. 확진자 중 9명은 전남대병원(2명)과 빛고을 전남대병원(7명)에서 치료 중이며 6명은 퇴원했다.
전국적으로는 이날 96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총 확진자는 전날과 같은 7000명대인 7478명으로 진정세를 보였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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