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전복·우럭 출하량
지난해보다 90%까지 줄어
완도·진도·신안 등 양식장
출하기 넘긴 해산물 가득
사료비 등 한달 수천만원
“감염병 장기화 땐 다 파산”
‘코로나19’ 확산의 불똥이 전남지역 양식업 어민들에게 튀었다.
완도와 진도, 신안, 해남을 비롯한 어촌지역의 양식장마다 출하기를 넘긴 광어·전복·우럭 등 해산물들이 가득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소비가 경색돼 판로가 완전히 막혔기 때문이다.
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지역 양식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이 외식업 침체와 수산물 기피 등 소비패턴의 변화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완도는 광어의 지난해 전국 총생산량(3만 1019t) 가운데 27%(1만 86t)를 생산할 정도로 대표적인 광어 양식 지역인 탓에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지역에서 지난해 2월 21일~2월 28일까지 출하한 우럭과 광어의 출하량은 각각 47t과 265t이었지만, 코로나가 확산된 올해 같은 기간 출하량은 우럭은 18t이고 광어는 20t에 그쳤다.
예년 같으면 대부분의 양식장에 수송차량이 하루에도 서너 차례 들어와 광어를 실어 나를 때지만, 지난 2월 한 달동안 수송차량이 양식장을 찾는 건 수차례에 불과했다고 한다.
광어를 매입해가는 수송차량이 멈추면서 어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완도에서 매일 전국적으로 40~50t 가량의 광어가 출하됐지만 올 2월부터는 하루 평균 5t 정도의 출하에 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수출은 아예 중단된 상태이다.
어민들은 출하할 곳이 없어 하루하루 경영이 어려운데다 날마다 커가는 고기들로 양식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밀집 사육으로 폐사하지나 않을까 하는 근심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욱이 출하하지 못한 어류들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료비와 전기세, 인건비 등 유지 비용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
평균적인 양식 어가(광어 12만 마리 기준)의 경우, 하루에 1t(70만원 상당)의 사료가 먹이로 들어가고 전기요금과 인건비를 합치면 매일 150~200만원이 들어간다. 결국 한달에 최소 4500만~6000만원 이상이 들어가지만 수입이 없어 어민들은 경영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완도군 약산면에서 20년간 광어양식을 해온 김정필씨는 “예년의 정상적인 출하를 100으로 볼 때 현재 출하량은 5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가격문제가 아니라 회전이 되지 않고 있다. 이사태가 장기화되면 망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오한윤 전복산업연합회장은 “전복은 항상 매일 15~20t 가량 소비됐지만 코로나 때문에 정체돼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대출받아 양식업에 뛰어든 청년들이 경영난에 떠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장완규 한국전복유통협회장은 “전복 같은 경우에는 출하 자체가 아예 안되는 건 아니지만, 올해가 최악이다”면서 “전염병이 나타날때마다 활어나 전복 등 어패류들이 타격을 입지만 지난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도 더 힘들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전남지역에는 우럭이나 어류와 전복을 많이 키우는 해상 가두리 양식이 416가구, 광어를 주로 키우는 육상수조식 양식이 169가구 등 최소 600여 가구가 양식에 종사하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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