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청 오죽했으면…송정역 대여 열감지 카메라 1대 다시 떼어가
다중시설·경찰서·학교 등 설치 잇따르며 물량 턱없이 부족
광주 자치구 보유 13대 불과…남구는 그나마 한 대도 없어
음압텐트 품귀 속 체온계·방진복·마스크 확보 ‘전전긍긍’
26일 오전 10시 56분 용산발(發) KTX가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뒤 승객들이 쏟아져나오며 역사(驛舍) 출입구에 길게 줄을 섰다.
코로나 19 감염증 의심 환자를 걸러내기 위해 광주송정역 2층 북쪽 출입구 앞에 설치된 열감지화상카메라를 지나가기 위해서다. 하루에만 2만명이 넘는 승객들이 이용하는데도 열감지화상 카메라는 고작 1대에 불과했다.
그나마 광주 광산구가 지원해준 2개의 카메라 중 1대를 떼어가면서 1대로만 출입자의 발열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19가 무섭게 확산하면서 방역 장비들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은 예산을 확보하고도 열화상감지카메라를 구입하지 못하는가 하면, 자가격리자들에게 제공하는 체온계나 방진복 등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 돈을 줘도 못사는 열감지카메라=당장, 출입자들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는 열화상감지 카메라의 경우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지자체를 비롯, 기업·개인들이 구입 문의가 쇄도하면서 제품이 동이 난 상태다. 대당 300만원부터 최고 1000만원을 줘야 하는 카메라지만 공항,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 다중시설을 비롯해 경찰서, 백화점, 쇼핑센터, 관공서, 기업, 병원, 학교 등의 설치가 잇따르면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광주지방경찰청의 경우 광주청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경찰서는 지난 20일 예산을 받았지만 여태껏 구입할 수 없어 설치를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자치구도 비슷하다. 남구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5대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단 한 대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음주에 2대 정도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나머지 3대는 어떻게 확보할 지 미지수다.
이외 동구 6대(ACC 4대, 보건소 1대, 청사 1대), 서구 2대(종합버스터미널 2대), 북구 2대(광주역1대, 청사1대), 광산 3대(광주송정역 1대, 광주공항 1대, 청사 1대) 등 총 13대가 전부다. 각 자치구는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추가 구매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열감지카메라 제조사와 유통사 관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수입산,국산 모두 물량이 바닥난 상태”라며 “카메라 주요 부품이 중국산인데, 중국공장들이 문을 닫아 부품 수급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 방진복·체온계·마스크도 품귀=자치구별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확보해야할 체온계·방진복·마스크 등 방역물품도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구의 경우 자가격리자들에게 제공할 체온계 50개, 마스크 1700개, 방진복 200개 등을 확보해놓은 상황이지만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밀접접촉자 및 자가격리자가 늘어날 경우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구도 체온계 20개·마스크 2000개·방진복 150개를 준비해놓고 있지만 사태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광주시 북구 마스크 제조업체 ㈜태봉도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며 마스크를 하루에 10만장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현재로는 의료용 마스크인 N95와 KF94는 제 때 납품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 음압에어텐트는 아예 없어=광주지역 선별진료소는 모두 11곳으로 ‘음압에어텐트’를 갖춘 데는 기독병원·서광병원·조선대병원 등 3곳에 불과하다. 전남대병원은 ‘음압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근무자와 방문자들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고 확진자가 잇따를 경우 비상진료실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5개 구는 아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 동에 2500만~3000만원이나 되는 고가로 구입 예산 자체가 없는데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압에어텐트 제조업체 관계자는“하루 2개 정도 생산할 수 있지만 매일 5개 정도 제작 의뢰가 들어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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