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해인 신축(辛丑)년 새해를 앞두고 전남 곳곳에 소와 관련한 지명이 눈길을 끈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필수적인 가축인 만큼 농업의 중심이었던 전남에 소(牛)를 이용한 지명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내년 신축년을 맞아 전국의 소와 관련한 지명을 조사한 결과 731개로 집계됐다.
소 지명은 용(1261개)과 말(744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소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은 전남으로 강진군 강진읍에 있는 ‘우두봉’을 비롯해 204개가 있다. 글자별로는 ‘우산(23개)’, ‘우동(9개)’, ‘우암(8개)’ 등의 순으로 사용되고 있다. 종류별로는 마을(566개·77.4%)이 대다수이며 뒤이어 섬(55개·7.5%), 산(53개·7.2%) 등이다.
나주의 마을 ‘구축(九丑)’은 그 고장 사람들이 아홉 마리의 소를 기르면서 마을을 발전시켰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해남에서는 해남읍과 옥천면 경계에 있는 우슬재의 경우 원래 명칭이 우사현(于沙峴)이었으나 소가 누운 형상을 띠고 있어 우슬치(牛膝峙)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설화가 내려온다. 지금은 재 아래로 해남터널이 지나고 있다.
신안에 있는 우이도(牛耳島)는 서쪽 양단에 돌출한 2개의 반도가 소귀 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강원 오대산 자락(평창군 진부면 하진부2리)에는 ‘소도둑놈 마을’이 있으며,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간성읍 장신 2리에는 향로봉 아래에 아늑하게 자리한 ‘소똥령 마을’이 있다.
‘소똥령 마을’의 유래와 관련해서는 사람들이 하도 많이 지나다녀서 산 생김새가 소똥 모양이 돼버리는 바람에 붙었다는 설과, 고개 정상에 주막 앞에 시장으로 팔려 가는 소들이 똥을 많이 누어 그렇게 불렀다는 설이 있다.
/윤현석 기자 chadol@·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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