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아야합니다.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으면 풍요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죠. 그 역할을 하는 게 포토 저널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필리핀 한나 레예스 모랄레스)
한국과 필리핀, 홍콩, 태국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들이 포토저널리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아시아문화가 주최·주관한 ‘아시아문화국제사진공모전’은 5·18 40주년을 맞아 ‘민주·인권·평화’를 주제로 한 공모전과 함께 부대 행사로 ‘국제포토저널리즘 포럼 작가 초대전’과 참여 작가들이 함께하는 포럼 행사를 준비했다.
15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오픈 포럼’은 코로나 19로 유튜브 생중계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의 성남훈·이상엽·강제욱 작가가 참석했으며 태국의 비나이 디타존, 홍콩의 로렐 촐, 필리핀의 한나 레예스 모랄레스 작가는 인터넷으로 함께했다.
아트컴퍼니 모이모(대표 서지안)이 기획한 이날 포럼은 참여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상엽 작가가 사회를 맡아 치열한 현장을 포착해 온 작가들의 소감과 활동상, 다큐 사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필리핀 정부가 벌이고 있는 마약 단속 실태를 꾸준히 취재해온 한나 레예스 모랄레스 작가는 “다큐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는 위험에 빠질 수 있고, 언론인에 대한 위협 등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지만 좋은 의지를 가지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찍어야할 의무를 느낀다”며 “사진작가는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하는데 필리핀에서, 아시아에서, 전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진을 통해 공유하고, 많은 사람이 옳은 가치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의 비나이 디타존 작가는 “다큐 사진 작업은 역사를 다시 한번 인지하고 기록하는 것이자 새로운 태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 하는 지 하나의 실마리를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이라며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 태국이 좀 더 개혁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가진 젊은이들이 시위에 참여하면서 민주화 운동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포럼이 생중계되는 동안에는 마약 전쟁, 홍콩 시위 등 실제적 사건에 대한 현지 대중들의 시각을 궁금해하거나, 초상권 문제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홍콩 민주화 운동 관련 사진으로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작가 로렐 촐은 “홍콩 시위 초기에는 초상권 문제가 민감했고 저널리스트로서 목격하고 찍은 사진을 게재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며 “언론인들이 찍은 사진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별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참여자들은 누구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요즘의 디지털 환경은 ‘이미지의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 대해 로렐촐은 “격동의 시대에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포토저널리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으며 강재욱 작가는 “각 나라에서 헌신적으로 민주 인권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 참여작가들의 작품은 오는 29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5관에서 열리는 ‘국제포토저널리즘 포럼 작가 초대전’에서 만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아시아문화국제사진공모전 수상작 181점이 함께 전시되며 광주일보 보도 사진 ‘광장의 사진들’, 이세현·지종익 작가 초대전 ‘사진이 힘이 세다’전도 열린다. 전시와 포럼 내용은 아시아사진전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일요일 휴무.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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