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만 보고 버텼는데…. 거리두기가 격상되는 바람에 대목장사는 이미 글렀네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광주와 전남 등 호남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힘든 한 해를 근근히 버텨내면서 연말 단체행사와 대규모 예약 손님만 바라보고 있었던 식당, 호텔업계는 “코로나 안정세 속에 연말을 보내나 했는데 희망이 사라졌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4일 정오께 찾은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한우 전문점은 손님을 손으로 셀 정도로 적었다. 평소 점심시간대면 주차장에 차량이 가득찰 정도로 손님이 많은 유명 식당이지만 이날 만큼은 한산했다.
식당 주인은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가까운 곳에서 인근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회사원들을 빼면 찾는 손님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예약 문의도 뚝 끊겼다. 식당 매니저가 보여준 예약장부는 요일별로 빼곡히 적힌 예약명단 위로 그어진 빨간 줄로 가득했다.
식당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잡혀있던 모든 송년모임 예약이 취소됐다”며 “1단계가 유지됐으면 단체 손님은 받을 수 있었을텐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인근 장어구이 전문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방 10개에 200석 규모의 연회장도 갖췄지만 모든 예약이 취소된 상태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12월 예약 절반이 채워졌다고 한다. 식당 관계자는 “저희는 식당도 커 단체 손님 없이는 운영이 힘든 곳인데, 진짜 이러다 죽겠어요”라며 울먹였다.
연회장을 갖춘 호텔과 레스토랑들도 대학·기업들의 연말 모임 취소로 운영난에 직면했다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자영업자 뿐 아니라 이들에게 관련 물품을 제작, 공급하는 업체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광산구 평동 산업단지 내에서 편백나무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 중인 A기업은 비상 경영 상태다.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올해 초부터 경영난은 계속됐지만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던 탓에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내야할 상황이다.
매출도 지난해에 견줘 40% 급감했는데, 연말 단체행사가 거리 두기로 사라지다시피해 답례품으로 인기 있는 편백침(나무배게)과 안마봉 등 주문이 끊기면서 연말 특수도 사라졌다.
A기업 관계자는 “헬스장, 요가학원에서 사용하는 운동기구 제작 주문도 창업을 하는 사람이 없어 완전히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평동산업단지 운영협의회 관계자는 “평동산단 내 600개 입주 업체들은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또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입주업체들도 시름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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