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확산으로 전남대병원과 목포기독병원 등 광주·전남지역 4개 병원의 일부 병동이 폐쇄되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지역 환자와 보호자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은 물론 행정인력까지 확진되거나 자가격리되면서 병원 수술이나 진료가 아닌 비교적 간단한 약 처방전을 받는 데에만 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의 환자들은 다른 병원을 찾아 가느라 수일 동안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일부 병원들의 의료 공백으로 제 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전남대병원에 입원했던 A씨는 병원 의사들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을 요청받았다. 처음에 2개의 병원을 제시하고 선택을 하도록 했으나, 행정인력의 부족 탓인지 일 처리가 매끄럽지 않아 두 병원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이틀이 지나서야 다른 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전남대병원에 입원중인 B씨는 병원측이 소개해 준 2차 종합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병실이 이미 전남대병원에서 옮겨 간 환자들로 차 버리는 바람에 갈 수 없었으며, 개인적으로 일부 병원을 수소문했으나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거절당했다. 결국 전남대병원에 그대로 입원할 수 밖에 없는 B씨는 병실에 남았지만 의료 인력이 부족한 탓에 기존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전남대병원에 약 처방전을 받으러 간 C씨는 “아침 일찍 8시40분께 병원 1동 정문에서 접수증을 뽑고 처방전을 받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 결국 두 시간이 지나서야 약을 탈 수 있었다”며 “추운데다 허리디스크마저 있어 너무 힘들고 고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처방전을 받기 위해 줄을 섰던 D씨는 “환자는 수도 없이 줄을 서는데 처방전을 다루는 직원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면서 “병원측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직원을 조금만 늘리면 될 일이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남대병원 응급실 폐쇄로 인해 상당수 응급 환자들이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찾고 있지만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진료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하루 감당할 수 있는 응급환자가 약 140명 정도이기 때문에, 전남대병원 응급실 폐쇄이후 늘어난 응급실 방문 환자에 대해서는 초기에 엄격한 분류를 통해 중증 환자만 받고 있으며, 경증 환자는 타 종합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고 있다. 이 과정에 가벼운 증상임에도 진료해주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이들도 상당수라는 것이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두개의 대학병원 가운데 한 곳의 응급실이 진료를 하지 않아 환자 진료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면서 “중증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비교적 증세가 약한 환자들은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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