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교통사고 현장]
횡단보도 점령한 차 때문에 보행자 도로 위 ‘아슬아슬’
처벌 강화·시설 개선 한계, 운전자 의식 개선 중요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광주일보 11월 17일 7면> 사고현장을 다시 찾았지만, 운전자들의 무신경한 교통 안전 의식은 여전했다.
◇사고발생 하루 지났지만 미흡한 교통안전 의식=18일 오후 3시 20분께 찾은 광주시 북구 운암동 벽산블루밍 아파트 앞 왕복 4차로 도로.
하루 전 발생했던 참극 때문이었을까. 사고가 발생했던 횡단보도 양 끝에는 ‘정지’ 라고 적힌 녹색 깃발을 든 공공근로원이 각각 한명 씩 배치돼 있었다.
공공근로원들은 녹색 깃발을 도로위로 뻗어 차량들을 멈춰 세우고 보행자들의 횡단보도 통행을 도왔다. 덕분에 보행자들은 멈춰선 차량들 사이로 보다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었다.
하지만 공공근로원들이 있었음에도, 앞선 사거리 적색 신호로 인해 신호대기 차량이 많아지자 결국 또다시 횡단보도 위에 차량이 올라섰다. 공공근로원들도 횡단보도를 침범하는 차량들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차량들이 황단보도를 침범한 사이, 중학생으로 보이는 보행자가 차량들 사이로 아슬아슬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이 학생은 횡단보도 중앙에 올라선 차량에 밀려 사실상 도로로 건넜다.
이 횡단보도 앞에서 30분간 지켜본 결과, 차량들의 횡단보도 점령은 앞선 사거리의 신호등에 적색불이 들어올 때마다 계속됐다.
1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경찰, 광주시, 북구청, 도로교통공단 측은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긴급점검에 나섰다. 이날 긴급점검에서 광주경찰 등 유관기관은 어제 설치키로 결정했던 신호등 뿐만 아니라 ▲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 신설 ▲주정차 금지 노면표시 ▲과속 방지턱 추가 설치 등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시설물을 많이 설치한다고 해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운전자들의 의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회전 차량에 위협받는 보행자=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 안전은 우회전 차량들로부터 위협받기도 한다.
18일 오전 11시께 찾은 남구 효덕초교 앞 횡단보도는 서문대로 효덕초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량들로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었다. 차량들 대부분이 차량용 우회전 신호기를 보지않고 우회전을 일삼았다.
우회전 신호기가 있는 경우는 ‘횡단보도 적색불·우회전 신호기 녹색불’에만 통행 가능하지만 이를 어기고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어도 쏜살같이 지나가는 차량이 상당수였다.
경찰관이 횡단보도에 녹색 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지나려는 차량을 멈춰 세우자 운전자는 “우회전 신호기가 있는 줄 몰랐다. 보행자만 없으면 지나갈 수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관은 “우회전 신호기가 있는 경우 적색불 상태에서는 우회전을 하면 안된다. 우회전 신호기가 없는 경우에는 횡단보도 신호가 녹색이던 적색이던 통행이 가능하지만 보행자가 있을 경우 멈춰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6만원에 벌점 10점을 부과할 수 있다”며 “우회전 관련해 교통법규를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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