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경기 출장·강팀과 7경기 연속 무패·축구 전용구장 시대 모두 특별”
“모두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다”며 광주FC의 ‘캡틴’ 여름은 가장 잊지 못할 2020시즌 순간을 떠올렸다.
여름이 기억하는 그 날은 9월 20일이다. 스플릿 A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숨 막히는 싸움이 전개됐던 이날 광주는 성남을 상대로 펠리페와 두현석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반면 6강을 노리던 강원이 수원에 1-2 역전패를 당했고, 서울은 대구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광주가 기적처럼 사상 첫 파이널 A 진출에 성공했다.
여름은 “경기 종료 후 주위에 있던 관계자들이 우리가 파이널A 막차를 탔다고 알려줬다. 모두가 환호하며 좋아했다”며 “200경기 출장도 소중했지만, 첫 파이널A라 더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개인적으로도 잊지 못할 날이 있다.
지난 2012년 고향팀 광주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가 된 여름은 이듬해 데뷔전을 치른 뒤 줄곧 광주를 대표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하던 시절을 제외하고 광주에서만 뛴 그는 6월 14일 부산과의 홈경기에 출전해 200경기 위업을 달성했다.
여름은 시민구단 출신으로 한 팀에서만 200경기에 나선 유일한 ‘현역 선수’다.
올 시즌 광주는 강팀과의 연전 속에서도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고, 축구 전용구장시대도 열었다. 특별했던 시즌, 여름은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여름은 “나는 복 받은 주장”이라며 책임감보다는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여름은 “박진섭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진의 믿음이 컸고,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들까지 모두가 하나였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물론 좋은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만반의 채비를 하고 다시 선 K리그1 무대에서 3연패로 불안한 출발을 했고, 펠리페·홍준호의 동반 퇴장 등으로 휘청이면서 파이널A 5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는 오히려 위기 속에 더 강해졌다.
여름은 “1부리그의 벽은 높았다. 안 하던 실수가 나왔고, 부상 선수도 있었다. 한 발짝 더 뛰어도 어려웠다”며 “3라운드 상주 원정에서 (김)효기 형이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보려다 부상을 당했는데 모든 선수에게 본보기가 됐다. 이후 강팀 울산과의 무승부로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광주는 항상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는 팀이다. 우리까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더 똘똘 뭉쳤다”고 돌아봤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텅 빈 관중석을 마주해야 했던 2020시즌. 여름은 팬들과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여름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해보니 정말 썰렁하고 허전했다. 이게 정말 팬들의 힘인가 싶었다.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유관중 경기에서 그렇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팬들이 있어야 선수도 가치가 있다. 다음 시즌에는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한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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