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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셧다운 우려 광양제철 ‘긴장’…인적 끊긴 순천 도심 ‘적막’

by 광주일보 2020.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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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 순천·광양 가보니]
10여일간 전남 확진자의 82% 달해
광양제철 내부 목욕탕 등 시설 폐쇄
통근버스 탑승자 일일이 발열체크
움츠린 순천 식당가 개점휴업 상태
단체예약 줄줄이 취소에 시름 가득

 

16일 오전 7시께 포스코 광양제철 통근버스 정류장에서 근무 뒤 퇴근하려는 직원들이 줄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전남 동부권 순천·광양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두려움과 긴장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7일부터 16일 오전까지 순천과 광양에서만 각각 28명·22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 기간 전남에서 발생한 확진자 61명의 81.9%에 이른다. 불과 하루전인 15일에만 11명(순천 5명·광양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6일 오전에도 5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람들을 피하고 외출을 꺼리는 심리는 도시 전반에 퍼졌고 확진자가 쏟아진 식당 일대는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출근길에 마주한 광양제철소·협렵업체 직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 눈인사만 건네고 대화를 자제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대화 사라지고 회사 목욕탕 문 닫고=16일 오전 7시 포스코 광양제철소로 향하는 통근버스 정류장에 모인 직원들 사이에서는 협력업체 직원의 확진 판정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돌았다.

이날 오후 2시까지 광양지역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11명이 모두 광양제철 3개 협력업체 직원들로,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회사 동료들 234명이 자택에서 격리된 상태다. 이 때문에 출·퇴근 교대 근무를 위해 정류장에 모인 직원들의 피곤한 표정 속에서는 두려운 기색이 엿보였다. 포스코 광양제철 내에는 포스코 직원 6300명· 58개 협력사의 직원 9500명이 한 꺼번에 근무중이다. 계열사 직원들도 2000명이 근무하고 있어 매일 출·퇴근 인원만 4만여명에 이른다. 감염이 확산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우려가 높다. 협력업체 한 곳만이라도 코로나 확산으로 ‘셧다운’이 될 경우 협력업체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광양제철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직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류장에 모인 직원들은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대신, 마스크를 쓴 채 코로나 확진 속보를 검색하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통근버스 출발 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줄지어선 버스 30대에 올랐다. 통근버스 기사들이 체온계를 들고 탑승하는 직원들의 발열체크를 해 승차시켰다. 광양제철 직원 10여명도 나와 ‘통근 차량 탑승시 마스크를 꼭 착용합시다’라고 적혀 있는 어깨띠를 두르고 감염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광양제철에서 2년째 근무중이라는 A씨는 “광양제철 협력업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내부 분위기도 조심스럽다”면서 “퇴근하면서 샤워도 하지 않고 식사 때도 밥을 따로 먹는 등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퇴근길이라는 B씨는 “구내 식당 대신, 도시락을 시켜먹는 직원들도 늘었다”면서 “통근버스를 이용할 때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중”이라고 했다. 거의 만석 수준으로 운영되던 광양제철소 내 4개 구내식당 평균 운영률은 65% 수준으로 떨어졌다.

포스코 광양제철측도 10인 이상 모이는 회의를 자제하고 교육과 행사는 모두 중단했다. 발열체크도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렸고 회사 내 실외 체육시설과 내부 목욕탕, 샤워시설 모두 폐쇄했다. 광양제철 협력업체도 이달 계획했던 체육대회와 소규모 그룹활동 등을 모두 취소했다.

 

16일 오후 순천시 연향동 일대. 최근 한 식당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점심 시간에도 행인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발길이 뚝 끊겼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거리 텅텅…발길 뚝 끊겨 ‘적막강산’=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무려 28명의 확진자가 나온 순천 도심은 발길이 뚝 끊기면서 활기를 찾기가 어려웠다. 최근 3일(14~16일)간 17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다보니 잔뜩 움츠린 듯 보였다.

이날 정오께 찾은 순천시 연향동 일대는 점심 시간인데도 지나다니는 시민 한 명 찾기 힘들었다. 연향동 식당에서 확진자 5명이 발생하다보니 일대 식당들은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었다.

연향동에서 아구찜 전문점을 하는 C(여·58)씨는 “오전에 가게문을 열었는데 점심 시간 지나도록 손님을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주말에도 고작 세 테이블만 채웠다”고 했다.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왕지동 식당가와 조례동 일대도 비슷했다. 올해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연말 송년회 특수까지 놓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왕지동에서 굴비정식집을 운영하는 업주는 “지난 주말부터 단체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며 “연말이 코 앞인데 이런 상황이 계속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순천터미널 앞은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의 긴 줄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았다. 터미널 앞에서 대기하던 택시 30여대는 15분 간 단 한 명의 승객도 태우지 못했다. 택시기사는 “손님 태우고 나가려면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과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올 초부터 힘든 시기를 지내온 지역민들은 재차 확산하는 코로나에 울상을 짓고 있다.

/순천·광양=정병호·김민석 기자 jusbh@kwangju.co.kr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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