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울 기자 플로리다 캠프를 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서 코치 연수 수비서 타격으로 코칭 영역 확장 유일한 휴식일에 캠프 방문
“KIA 뉴스 챙겨보며 역할 고민...주장은 믿음직한 선수에 주는 포상” 양현종에게 따뜻한 응원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 중인 이범호가 24일 KIA 타이거즈 캠프를 방문해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이범호는 지난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 마련된 필라델피아의 스프링캠프에서 지도자 연수를 시작했다.
낯선 환경에서 메이저리그식 ‘논스톱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이범호에게 이날은 캠프 유일의 휴식날이었다. 하지만 그는 휴식을 마다하고 차로 2시간 거리를 달려왔다.
이범호는 “쉬고 싶었는데 오늘 아니면 KIA 캠프에 올 시간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발걸음이 떨어졌다. 나에게는 힐링이다. 오니까 좋고 재미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20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이범호는 ‘초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이범호는 “선수생활을 처음 했을 때 그 마음으로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선수들을 도와줘야 하고 하기 싫은 선수들을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며 “내가 야구 덕분에 큰 사랑도 받고 가족들도 행복하게 지냈다. 이런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어린 친구들이 사는 시간대를 15년 20년을 먼저 지나왔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아니까 그 나이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중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야구 인생을 들려주고 더 빠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범호는 선수들의 마음을 얻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유망주 위주로 진행되는 캠프, 선수들의 심리를 이용해 ‘잘하는 선수’의 마음을 우선 두드렸다.
이범호는 “지켜보다가 잘하는 것 같은 선수한테 일부러 말을 걸었다. 15분 정도 이야기하니까 나중에 선수들이 하나씩 왔다. 선수들도 잘하는 선수를 지켜본다”고 언급했다.
처음에는 수비에 역할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타격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구단과 선수들이 이범호가 KBO리그에서 쌓은 기록에 주목하면서 역할이 늘고 있다.
이범호는 “3월 1일 전체 선수가 다 모이는데 2분짜리 내 영상을 틀어주겠다고 했다. 어떻게 선수 생활을 했고, 어떤 사람인 줄 알면 선수들이 더 많이 다가갈 것이고 그 효과를 누리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이 유튜브에서 내가 홈런 쳤던 것도 찾아보고, 코치들도 배트 플립하는 것도 보여주더라”며 웃었다.
새로운 생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살고 있지만 그는 꼬박꼬박 KIA 뉴스를 챙겨본다. 팀에 대한 애정이자 미래를 위한 노력이다.
이범호는 “KIA 뉴스 다 본다. 윌리엄스 감독님이 어떤 야구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가르치고, 성격이 어떤지 알아야 내가 다시 돌아가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호는 이날 뉴스로 접한 소식들로 후배들의 안부를 물으며 ‘영원한 캡틴’의 면모도 보여줬다.
이범호는 “주장을 하면 젊은 선수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그들의 생각을 헤아릴 수 있다. 후배들을 챙기면서 하니까 야구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나만 생각했으면 코치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선수들과 즐겁게 지내면서 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캡틴’이 된 양현종에게 애정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범호는 “주장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팀과 상황에 가장 믿음이 있는 선수에게 주는 가장 큰 포상이다”며 “혼자서 야구만 한다고 더 잘되지 않는다. 현종이가 올라갔을 때 옆에 있는 선수들이 어떻게든 이겨주려고 노력할 것이고 이득이 되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투수들에게 했던 것처럼 야수들도 잘 이끌어서 팀이 잘 되는 방향으로 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왜 미국에 공부하러 왔는지 의미를 생각하면서 KIA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돼서 돌아가겠다. 올 시즌 멀리서 KIA를 응원하겠다. 팬분들도 애정을 갖고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코로나 뉴스를 보면서 걱정이 많은데 다들 잘 이겨내실 것 같다. 건강 조심하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을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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