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제 8기 리더스아카데미 강연 - ‘인공지능과 팬데믹 시대에서의 창조적 파괴’]
팬데믹 변화, 이미 시작된 흐름…기계가 ‘현실’ 만드는 시대 도래
언택팅·AI 기술 가속 큰 변화…만물의 인과간계 잘 이해해야 생존
“미래가 불안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확실한 생존법은 깊은 인과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과학과 철학, 예술,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인간 존재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가 광주를 찾았다.
뇌과학자로 대중과 친숙한 그는 최근 뇌과학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인간의 본질적 사유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를 분석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3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8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김 교수는 ‘인공지능(AI)과 펜더믹 시대에서의 창조적 파괴’라는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김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올해가 진정한 21세기의 시작”이라고 운을 뗐다. 20세기가 1900년이 아니고 1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계기로 시작되었던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팬데믹 전·후 세상은 언제나 달랐지만 팬데믹 이후 ‘새로운’ 변화는 대부분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던 시대적 흐름이었다”며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일어날 변화가 가속화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후 가속화할 트렌드로 세계화의 종말과 동·서양간 신냉전(기술 민족주의 가속화), 인간중심에서 알고리즘 중심의 ‘현실’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변화는 ‘언택팅’(비대면) 기술과 AI 등 기술적 가속화를 기반으로 태동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 사례로 기계가 세상을 알아보는 시대에서 기계가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시대로 변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펜데믹 후 가장 본질적인 변화는 인간과 인간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기존 현실’이 기계와 알고리즘으로 최적화된 ‘새로운 형태의 현실’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가 가져올 알고리즘(Algorithms)의 불평등과 데이터 편견(Data Biases)에 따른 폐해는 눈여겨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세상에서 ‘참’은 양(quantity)에 의존하고, 단 하나의 진실과 무한의 거짓이 경쟁할 가능성이 커 ‘데이터의 원산지 표시’를 제도화해야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와 관련 미래 사회를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김 교수는 “현재 각자의 상황과 사업분야에 AI를 플러스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정답’을 쉽게 찾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미국 인디언으로부터 헐값에 사서 지금은 마천루가 된 맨해튼의 기초를 닦은 네덜란드 상인의 예를 들며 항상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는 적극적인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예측이 불가능한 변화 시기에서는 리스크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이용해 돈을 번다”며 “AI로 불확실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 뭔가를 시도하고 경험해본다면 답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AI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이점 시대의 생존전략으로 ‘화물신앙 탈피(Anti Cargo Culture)’를 들었다.
그는 인과관계 없이 배나 비행기가 특별한 화물을 실어 올 것이라고 믿는 원주민의 풍습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성찰을 통해 인과관계를 인지하는 것이 AI 불확실성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강연은 오는 17일 진행되며 요리연구가 박찬일 셰프가 강연한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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