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충장로 이동전화 판매점 포화도가 서울 강남·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주요 상권에 비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전화 유통판매점의 과당경쟁은 심해지는데, 이동통신사 3사는 정작 앞다퉈 내세우는 5G(5세대 이동통신) 통화품질 개선은 뒷전이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입수한 ‘전국 이동전화 유통판매점 현황’에 따르면 11월 현재 광주 충장로 반경 500m 내 이동전화 판매점(직영·대리점 포함) 수는 27곳으로 집계됐다.
광주 주요 상권 중 하나인 충장로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동통신사 3사 판매점이 운영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충장로 이동전화 판매점들의 포화도는 전국 주요 상권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 9개 상권에 분포한 이동전화 유통판매점 수는 295개에 달한다. 양정숙 의원실이 포털사이트 지도를 활용해 이들 상권 분포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편의점(309개) 대비 비중은 96.2%, 빵집(181개) 대비는 163.2%로 집계됐다.
충장로 상권 내 편의점과 빵집 수는 각각 19개·16개로, 이들 매장 수를 기준으로 한 이동전화 판매점 포화도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충장로에서 이동전화 판매점이 같은 구역 내 편의점이나 빵집보다도 많다는 뜻이다.
충장로 편의점 수(19개)에 대비한 이동전화 판매점 비중은 142.1%로, 이는 부산 서면역(148.8%)에 이어 9개 상권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광주에 이어서는 서울 강변역(109.4%), 경기 수원역(94.3%), 대구 반월당역(93%), 서울 강남역(77.1%), 신도림역(76.3%), 여의도역(64%), 대전 중앙로역(60.7%) 순으로 나타났다.
충장로 빵집 수(16개)에 대비한 이동전화 유통망 비중(168.7%)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부산 서면역(160.5%), 서울 신도림역(145%), 강남역(142.3%), 대전 중앙로역(121.4%), 서울 여의도역(114.3%) 등 5개 상권보다 높았다.
이동전화 유통판매점이 판매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지역 5G 인프라 구축에는 인색했다.
전국에 설치된 13만2008개의 5G 무선국 가운데 전남은 1.9%에 해당하는 2506개에 불과했다. 광주 비중은 4%(5341개)로, 서울(24.6%), 경기(23.5%), 부산(7.9%), 인천(6%), 대구(5%), 경남(4.4%)에 비해 낮았다.
신안군은 기지국이 아예 한 개도 설치되지 않았고 완도군은 기지국이 달랑 한 개 설치됐다. 강진·고흥·진도군은 기지국이 각각 2개 설치됐는 데 반해 곡성군과 장성군은 각각 159개, 107개가 설치되는 등 들쭉날쭉했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기지국이 10개 이하인 지자체는 34곳으로 이 중에 전남이 10곳(신안·완도·강진·고흥·구례·보성·진도·장흥·화순·해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5G 기지국이 한 개도 증설되지 않은 지역은 전국에 17곳이고, 이 중에 전남이 7곳(고흥·보성·완도·장흥·진도·화순·신안)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편의점과 빵집은 영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신규 출점 때 거리 제한을 두지만 이동전화 유통판매점은 가입자 유치 경쟁을 위해 직영대리점과 판매점의 출점 거리 제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며 “일부 매장들의 명의도용과 단말기 할부사기 등 각종 편법으로 인해 고객과 선량한 판매점주들이 그 피해를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통판매점이 단말기 판매에만 그칠 게 아니라, 다양한 양질의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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