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하전문’ 막강불펜 자랑
올 시즌 잇단 부상·이적으로 흔들
선발 이닝 부족·수비 부실에 부담↑
선수 간 실력차까지 ‘총체적 난국’
한 시즌 만에 막 내린 ‘박하전문’시대, 불펜에 불이 붙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박하전문’(박준표·하준영·전상현·문경찬) 막강 불펜으로 눈길을 끌었다.
평균 나이 25세, 고졸 2년 차 하준영을 제외하고 모두 군필이라는 점에서 KIA 마운드의 미래가 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박하전문’의 영광은 짧았다.
지난 시즌 59경기에서 52.2이닝을 소화했던 하준영이 5월 13일 팔꿈치 수술을 받아 가장 먼저 전력에서 이탈했다.
다음 주자는 박준표였다.
서재응 투수 코치가 ‘불펜의 핵심’으로 꼽았던 박준표는 오른손 약지 인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예상보다 늦은 9월 13일 전력에 재합류했다.
박준표가 빠지면서 ‘전문’으로 꾸려졌던 불펜에도 변화가 있었다.
8월 13일 깜짝 트레이드로 마무리 역할을 했던 문경찬이 사이드암 박정수와 NC로 이적했다. 두 명의 투수를 내어준 KIA는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영입했다.
전상현 홀로 남아 무거운 책임을 졌지만, 9월 11일 전상현까지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KIA 불펜은 1년 만에 전혀 다른 모습이 됐다.
앞서 전상현은 8월 30일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당시에는 왼 종아리 근육통으로 인한 가벼운 부상이었고, 하루 쉬고 바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두 번째 말소에서 복귀까지는 20일이 걸렸다.
9월 30일 전상현이 돌아오면서 박준표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두 사람이 승리를 합작한 경기는 지난 7일 한화, 9일 SK전 두 경기에 그쳤다.
전상현이 12일 어깨 통증 재발로 다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불펜의 한 축이 무너졌다.
지난해 중심을 잡아줬던 ‘박하전문’의 해체와 실력 차, 선발의 이닝 부족, 부실한 수비로 불펜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13일 NC전은 KIA의 문제점을 집약해서 보여준 경기였다.
KIA는 이날 모처럼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 11-9 승리를 거뒀다. 양현종의 10년 연속 7승(통산 5번째) 기록도 작성됐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KIA는 11-3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9회말 수비에 들어갔다. 8점의 여유가 있었던 만큼 KIA는 이날 등록한 서덕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김형준에게 3점포를 맞고 4실점, 이어 양승철을 올렸지만 볼넷 두 개만 주고 강판됐다. 결국, KIA는 주말 3연전에 모두 나왔던 박준표까지 소환해서 겨우 승리를 만들었다.
홍상삼과 이준영이 올 시즌 힘을 더해주고 있지만 옆에서 함께 부담을 나눠질 이들이 부족하다. 새로운 전력으로 영입한 장현식은 기복을 보이면서 최근 10경기에서 10.22의 평균자책점으로 2홀드 2패를 남겼다.
불펜의 전력 차로 필승조에게 과도한 짐이 주어지고 있다. 6월 25일 1군에 합류한 고졸 신인 정해영도 지난주 5경기에 나오는 등 41경기를 소화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인 데다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인 만큼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선발의 부족한 이닝도 불펜의 어깨를 누른다.
‘이닝이터’ 브룩스의 이탈로 가속화된 이닝 결핍 속 양현종은 ‘마의 6회’에 갇혔다. ‘7전 8기’ 10승을 달성했던 14일에도 양현종은 6회 1사 만루에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샀다.
투수진의 투구수과 팀의 실점을 늘리는 수비도 아쉽다. 14일에도 실책이 남았다. 1-0으로 앞선 2회말 2사에서 1루수 유민상이 포구하지 못해 이닝이 종료되지 못했다. 이어 모창민의 펜스 때리는 3루타 때는 좌익수 나지완의 송구 실책으로 타석에서 출발한 모창민이 홈까지 들어왔다.
총체적 난국으로 표현할 수 있는 KIA 불펜,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해진다.
필승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확실한 방향과 계산, 안목을 가지고 구단 전체적인 틀에서 불펜을 세밀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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