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특수성도 범행 악용
최근의 법원 판결은 취업난을 악용, 대기업 등에 채용시켜주겠다며 금품을 가로챈 다양한 취업 사기의 유형을 엿볼 수 있다. 근무환경과 처우 뿐 아니라 높은 임금, 정년이 보장된 대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 등이 범행 대상에 빠지지 않고 있으며 정치적 특수성도 범행에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재판(광주지법 형사 9단독)에 넘겨져 징역1~2년의 실형과 집행유예 등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A(여·66)씨 등은 “교육청 계약직 직원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해주고 1년 뒤 정직원으로 전환해주겠다”며 3000만원을 가로채는가 하면, ‘LH공사 광주지사 고위직을 알고 있는데, 기술경력직으로 취업시켜줄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해 채용 알선·회식비 명목으로 4100만원을 뜯어냈다.
B씨는 대전에 위치한 모 타이어 하청업체에 1년 가량 근무한 경력밖에 없는데도, 정직원으로 취업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모 타이어는 2000만원, 모 공조는 3000만원에 취업시켜줄 수 있다, 돈을 주고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제안해 채용 사기를 벌였다.
지방 공기업도 채용 사기에 빠지지 않았다. C씨는 “정권이 바뀌면 공기업에서는 직원 1~2명을 채용하는 게 관례”라며 “전남개발공사 총무직원으로 채용시켜주겠다”고 속여 3000만원을 가로챘다가 재판(〃 형사 4단독)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D씨는 지난해 1~5월 E·F씨에게 ‘순천만 생태문화교육원’에 자녀를 무기계약·정규직 등으로 채용해주겠다며 2000만~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법 형사1부)는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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