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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31년 고단한 삶 일으킨 건 ‘무농약 철학’ 이었죠”

by 광주일보 2020.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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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 대상 ‘나는 농부다’ 진도 오승희 씨]
7000여평에 키위 재배…태풍에 집 잃고 병으로 아들 잃으며 산전수전
좌절의 순간 친환경 농업 공부로 삶의 의지 다져…건강 먹거리 전파 목표

 

아들 잃은 슬픔과 태풍 ‘매미’도 그를 가로막지 못했다. 숱한 아픔을 겪으면서도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꿋꿋이 농사를 짓는 이가 있다.

진도에서 키위를 재배하며 한우를 키우고 있는 여성농업인 오승희(여·56)씨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제4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 31년 삶을 기록한 수필 ‘나는 농부다’로 입상했다.

오씨는 “나름 열심히 살아왔던 삶, 큰 상으로 보답받은 기분이다. 나 자신에게도 고생했다고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 출신인 오씨는 지난 1989년 결혼하면서 남편 고향인 진도로 터전을 옮겼다. 남편이 부모와 함께 경작해온 키위밭 600여평에서 초보 농부로서 삶을 시작했다. 여기에 키위밭 900여평을 더 조성하면서 차츰 일에 익숙해지던 차였다.

“새로 심은 키위는 3여년이 지나야 수확할 수 있어요. 한창 키위를 수확하던 때였던 2003년에 태풍 ‘매미’가 농장을 덮쳤습니다. 강풍에 나무와 구조물이 하나 둘 쓰러지면서 키위밭이 쑥대밭이 돼버렸어요.”

오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태풍에 상처입고 죽어나가는 키위나무들을 베어내고 다시 심어 밭을 2500여평까지 넓혔다. 2005년 한·칠레 FTA 협정으로 밀려드는 수입산 키위에 진도 키위 농가 400여곳이 문을 닫았음에도 키위밭을 지켰다.

위기는 또 한번 찾아왔다. 2005년 여름, 초등학교 6학년 셋째 아들이 골육종(뼈에 생기는 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아들은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몇년 지나지 않아 재발했다. 결국 항암 치료를 포기하고, 2009년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설상가상 오씨도 외양간을 치우다 트랙터에 손을 크게 다쳐 수 차례 병원신세를 졌다.

“왜 우리 가족만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주저앉고만 싶었죠. 그 후로는 온 식구들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어요. 밖에 나서는 것조차 무서워하며 1년이 지났습니다.”

오씨는 이전에 한 친구를 우울증으로 떠나보냈던 것을 떠올렸다. ‘이대론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이전부터 다녔던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회에 무작정 찾아갔고, e-비즈니스, 친환경 농업 등 공부에 매진했다.

“당시 일주일 중 4~5일을 기술센터에서 보냈고, 차츰 마음이 안정됐죠. 인터넷 판매도 해 보고, 고객 응대법도 익히면서 하루하루 아픔을 이겨냈습니다. 농어촌 여성 문학회에서도 활동한 덕분에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지요.”

곡절을 겪으면서도 30여년 농사를 계속해 온 오씨에겐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무농약’이다.

무농약 재배는 비용이 많이 들뿐 아니라 품질·소득도 떨어지고 손도 많이 가지만, “건강한 과일을 먹어야 안 아프다”는 남편의 신념을 지키는 것이다. 몸이 약한 남편이 한 때 고추밭에 농약을 뿌리다 중독돼 고생했던 기억도 있어, 오씨는 지금도 7000여평 넓은 땅을 무농약으로 일구고 있다.

“7000평에서 나온 무농약 키위를 ‘완판’하는 걸 목표로 앞으로도 열심히 밭을 일구고 싶습니다. 건강한 농산물 잘 키워서 판매하다가, 언젠가 기운이 떨어지면 내려놓고 가겠다는 생각이죠.”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31년 고단한 삶 일으킨 건 ‘무농약 철학’ 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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