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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철학자 최진석 “세상의 주인 되고싶다면, 끝없이 질문하세요”

by 광주일보 202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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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8기 리더스아카데미 강연 - ‘호접몽가로 떠난 가을밤 인문학 나들이’]
고향 함평에 지은 인문학 공간 … 올 세계건축상 수상하기도
“세계는 불편함을 해결해 온 결과물…호기심으로 ‘다름’을 추구하라”

 

‘자연 속으로 떠난 가을밤의 인문학 나들이.’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 귀뚜라미 울음 소리, 선선한 가을 바람,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강연.

‘제8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철학자 최진석 교수의 강의가 지난 8일 함평 ‘호접몽가(胡蝶夢家)’에서 열렸다. ‘호접몽가’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고향 함평에 지은 인문학 공간으로 장자의 사상을 구현한 ‘스토리가 있는 집’이다. 지금까지 줄곧 라마다호텔에서 강의를 진행해왔던 리더스 아카데미는 이날 처음으로 광주를 벗어나 강연을 개최, 눈길을 끌었다.

전세버스를 타고 호접몽가를 찾은 원우들은 다양한 의미가 숨어 있는 ‘호접몽가’의 구석구석을 둘러 보며 담소를 나누고 다채로운 건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마침 며칠 전 윤경식 건축가가 설계한 ‘호접몽가’가 세계건축협회가 수여하는 제35회 세계건축상(World Architecture Award 2020)을 수상한 소식이 전해져 이번 방문은 그 의미를 더했다.

최 교수의 이날 강의는 ‘집’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철학은 개념으로 쌓은 건축이고, 건축은 벽돌로 쌓은 철학”이라고 말한 최 교수는 집을 지으면서 자신의 생각이 구현되는 경험을 했고 그 희열이 상당히 컸다고 덧붙였다.

“지금 수업하고 있는 이 곳은 어린 시절 텃밭이 있던 곳입니다. 이 집은 한자로는 ‘호접몽가’, 한글로는 ‘나비의 꿈 집’이라고 합니다. 장자의 유와 무가 관계를 맺으며 세계가 존재한다는 ‘유무상생’의 의미를 바깥에 보이는 구멍이 뚫린 벽을 통해 구현했습니다. 바닥에 놓인 돌들은 모양과 간격이 다 달라 의식하지 않으면 똑바로 건너가지 못해요. 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걸어야 깨달음을 얻는다는 사실을 미약하나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철학자 최진석 교수가 지난 8일 함평 ‘호접몽가’에서 열린 제8기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최 교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잘 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하려고 해서 잘하는 것보다는 다르게 하려고 해서 잘 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다름’과 ‘독립적 주체’를 강조했다.

“인간은 태어난 후 숨을 의도적으로 쉬지 않으면 호흡이 망가지고 몸이 망가집니다. 숨 쉬는 것도 의도적으로 지속해야 유지되거나 개발되는 겁니다. 어려서부터 이런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면 어떤 여정에서도 쉽게 지지치 않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은 ‘생각’입니다. 그 생각도 숨쉬는 것과 똑같아요. 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해야합니다. 의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면 변화가 만들어집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예술·철학이 현실과 함께 작동해 본 기억이 없어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며 ‘인문학적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다 생각의 결과입니다. 이 세계는 불편함을 해결해 온 결과물이기도합니다. 불편함을 느끼고 궁금증,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은 ‘질문’을 합니다. ‘대답’은 이미 있는 이론과 지식을 그대로 먹어서 누가 요구할 때 그대로, 빨리 뱉어내는 것에 불과하죠. 질문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질문은 내 안의 궁금증과 호기심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겁니다. 나의 숨덩어리이고, 자신한테만 있는 고유함이 작동하는 겁니다. 질문하는 자가 문명의 주도권을 갖습니다. 이 세계의 주인은 독립적 주체이고, 그 주체는 질문하는 자입니다.”

최 교수는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고 싶은 사람은 이 질문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너는 누구냐, 너는 왜 너냐, 무얼 가지고 너라고 하느냐,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 어떻게 살다 가고 싶으냐, 도대체 너한테는 죽기전까지 해결할 것이 무엇이냐 .”라는.

한편 다음 리더스아카데미 강좌는 오는 13일 역사학자 신병주 건국대 교수가 강사로 참여, 서구 라마다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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