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불균형 심각 위기의 광주·전남]
<1> 인구 회복 최대 과제
광주·전남이 해방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국토 불균형 시책에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수탈·착취의 대상, 군부독재기 경제 개발 소외 및 낙후의 대명사였던 광주·전남은 영남권에 이어 최근 세종시 중심의 충청권에까지 인구·정치·경제·미래역량 등 각종 수치에서 밀려나고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정부에서조차 과거 불균형에 대한 시정없이 이를 고착시키는 균등 배분,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 중심의 국가 정책 등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일보는 낙후·소외지역에 대한 범국가적인 지원이야말로 진정한 국가균형발전 방안임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 각계의 의견을 담아 이번 시리즈를 게재한다.
광주일보가 정부의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1960년부터 2015년까지 광주·전남의 인구를 분석한 결과 1960년 전체 인구(2499만여명)의 14.22%(355만여명)에 달했지만, 55년이 지난 2015년 6.33%(5178만여명 중 327만여명)로 급락했다. 1970년 이후 수도권과 영남권을 잇는 경부축 중심으로 산업·경제 전반이 급속히 재편되면서 광주·전남에서의 인구 유출은 불가피했다. 1980년까지는 10%선을 유지했지만, 1990년 8.40%, 2000년 7.26%, 2010년 6.62% 등 매년 인구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남은 200만명 선이 무너졌고, 광주는 150만명 선을 넘지 못하고 인구 정체·감소기에 접어들었다.
전남도는 가임기 여성(15~49세)이 급감하면서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고, 연평균 7600여명의 청년층이 교육, 취업 등을 목적으로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후지인 전남의 인구 감소는 중심도시인 광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전남 인구 감소의 원인은 국가 불균형 정책, 즉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국가 재정 및 민간 자본의 집중 투자 때문이라는 것은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농수축산업 중심의 전남, 전남의 물자가 소비되는 중심도시인 광주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이들이 고향을 떠난 것이다.
지난 2003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출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 등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 갖가지 균형발전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했지만, 광주·전남의 소외·낙후는 크게 시정되지 못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에 행정중심도시를 조성하고, 국가 재정을 현 인구 및 경제 규모를 기준으로 나누는 등의 국가균형발전정책은 광주·전남의 인구를 계속 감소하게 한 것이다. 지난 6월 통계청의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과 향후 인구 전망’에 따르면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에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18만1000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2011년부터 감소세를 보였으나 2018년부터 매년 2만명 이상이 교육, 취업 등을 이유로 짐을 싸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전남은 급기야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됐다. 만 20~39세 여성 인구를 만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소멸위험지수’가 0.44로, 소멸위험(0.2~0.5)군에 속해 있는 것이다. 전남은 지난 2013년 0.55였다는 점에서 향후 10년 뒤에는 전국 최초로 소멸 고위험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주 역시 2013년 1.44였으나, 6년 뒤인 2019년에는 1.01로 급강하했다.
전남도는 민선 7기부터 인구정책관을 신설하고, ‘도민 200만 회복 전환점 마련을 위한 전남도 인구정책 종합계획’을 수립·집행에 나서고 있지만 하락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청년인구의 유입과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민간 자본 및 대기업의 유치, 대규모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열악한 형편의 전남도가 오롯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 전남도와 경북도가 공동추진중인 ‘인구소멸지역에 지원 특별법 제정’ 등 인구소멸지역의 인구유출 완화와 인구 유입을 촉진하는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법에는 농어촌주택의 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적용 범위 확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고향사랑세 도입, 국가보고금 보조율 차등지원, 지방세제 혜택, 공공기관 지방이전 우선 배정 등이 담길 예정이다. 또 인구감소지역으로의 공공기관, 인구, 기업, 대학 등의 이전을 권장하고, 장기적이면서 대폭적인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일정기간 동안 대규모 국책·시범사업 등을 집중하는 방안 등도 제시되고 있다.
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은 “최근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행정수도 완성,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발전정책은 충청권까지 포함된 거대 중부경제권의 시작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광주·전남이 지역주도 자립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균형발전을 고려한 실질적인 재정 분권, 대학·민간기업의 지방 이전 추진, 균등한 공공서비스를 위한 기반시설 설치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 감소 및 낙후지역에서 인구가 다시 늘어나고 낙후가 완전히 개선될 때까지 국가의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인구 200만, 광주 인구 150만 달성을 위해서는 외부 인구의 유입을 위한 대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대학 경쟁력 향상 및 상위권 대학 이전, 출산율 향상을 위한 가임 여성 및 부부에 대한 행·재정 지원, 아이돌봄 시스템 구축, 직장 여성 육아 지원, 아동 교육의 질 향상 등과 관련 정부의 보다 집중적인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윤현석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규모 지역 프로젝트 발굴 성장 거점으로 (0) | 2020.10.14 |
---|---|
‘청년 농부’ 류진호씨 “유자 키우며 전문 농업인의 꿈 일궈갑니다” (0) | 2020.10.13 |
비대면 뉴노멀 시대 ‘온택트 버스킹’ 인기 (0) | 2020.10.06 |
전남도 운영 ‘남도장터’, 명절 최대 매출 64억원 달성 (0) | 2020.09.30 |
광주일보·광주전남연구원 ‘국가균형발전정책 토론회’ (0) | 202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