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구례읍 구례5일시장, 지난달 8~9일 폭우로 시장 전체가 물에 잠긴 지 40일 만에 응급복구를 마치고 재개장했다. 추석 명절 제수용품을 장만하려는 주민들과 상인들로 북적였다. 풍물패의 풍악소리도 활력을 북돋았다.
슬픔과 허탈, 분노로 일그러졌던 구례군민들의 얼굴에 조금씩 웃음이 깃들어가고 있다.
1800억원이 넘는 피해를 가져다준 유례없는 수해, 2차례의 태풍,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코로나19 등 삼중고가 겹쳐 초토화 되다시피한 구례지역이 차츰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물난리로 침수됐던 790여채의 주택은 한국에너지재단의 지원과 기부금으로 장판을 새로 깔고 도배를 시작했다. 가재도구도 씻고, 수리를 마쳤다.
체육관과 학교 강당 등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던 1149명의 이재민들도 거의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고, 171명만이 남아 공공기관의 연수원과 호텔 등 임시숙소에서 거주하고 있다. 추석전 이들의 입주를 위해 이동식 주택 50채를 짓고 있는 중이다.
찌그러지고 주저앉은 비닐하우스는 폭염 속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다시 일으켜 세워졌다. 새로 하우스비닐을 덮는 등 겨울농사 준비가 한창이다.
축사가 무너지고, 소들이 섬진강으로 떠내려가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에서도 살아남은 소들의 울음소리로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코로라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4명까지 늘어났으나 군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로 지난 10일 이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삼중고를 이겨낸 동력은 지역주민과 구례군 인구에 가까운 2만3000여명의 자원봉사자, 그리고 공무원들의 헌신적 노력 등이 합쳐진 삼위일체의 결과라는 평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한 김순호 구례군수의 전 군민 일일브리핑은 수해상황과 복구현황을 신속히 알려 행정의 신뢰를 안겼고 군민들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또 소방공무원과 LG의인상을 받은 자원봉사자, 해병전우회 등 발 빠른 구조활동으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취수장의 침수로 상수도 공급이 끊겼으나 관계자들의 철야 작업으로 복구를 앞당겨 SNS에서는 이들을 ‘작은 영웅’이라 불렸다. 전국 각지에서는 15만5000여점의 많은 구호 물품이 답지해 수재민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시장 상인 A(64)씨는 “다시 가게 문을 열게 됐다.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도 “수해의 원인 규명과 대책, 합당한 피해 배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호 군수는 “군민들과 전국 각지의 향우, 자원봉사자 등이 큰 도움을 주셨다. 감사하다”며 “우리 모두가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난국을 극복하자. 피해 배상과 복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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