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폭우 이후 40일 넘게 물 고여
갑작스런 수막 현상에 미끄럼 발생
위험표식조차 없어…겨울철 빙판길 우려
남원과 구례를 잇는 국도19호선 하행 밤재터널 내 도로가 40일 넘게 물이 고여 있어 이 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갑작스런 수막 현상에 따라 교통사고 위협을 느끼고 있다.
21일 순천국도유지관리사무소와 밤재터널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초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밤재터널 출입구 주변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토사가 터널로 유입돼 한때 통행이 제한됐다가 재개됐다.
하지만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또 다시 터널 안으로 흙이 쏟아졌고, 도로 일부가 침수돼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터널은 긴급 복구 작업으로 이틀만에 차량 통행이 이뤄졌지만, 터널 내 도로는 유입된 빗물을 처리하지 못해 차가 지날 때마다 물보라와 함께 수막현상에 따른 미끄럼이 발생,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
특히 이 도로는 대형 화물차량의 운행이 빈번해 이들 차량에서 일으킨 물보라와 물튀김이 소형차량의 앞 유리를 순식간에 덮쳐 시야가 가려지기 일쑤다. 자칫 터널 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SUV 차량을 운행하는 구례군민 A(64)씨는 “큰 차량의 질주로 도로에 고여 있던 물이 튕겨 갑자기 앞유리를 덮치면서 시야를 가려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또 다른 운전자 B(여·61)씨도 “도로 상황을 모르고 터널에 진입했는데 차량이 수막현상으로 미끄러지는 등 당황스러웠다”며 “도로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원망스럽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B씨는 “터널 내에 물이 오랜기간 빠지지 않고 있어 땅꺼짐 현상이 발생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 도로를 관리하는 순천국도유지관리사무소는 손을 놓고 있다. 물이 왜 빠지지 않고 터널 내에 고이는 지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관리사무소가 터널에서 300m가량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는 데도 위험표식조차 설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순천국도유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터널로 유입된 토사는 임시 처리했으나 터널 내 물빼기 공사는 설계와 시공업체 선정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빠른 조치가 이뤄지도록 힘쓰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밤재터널은 국도19호선의 중요 시설물로 남원에서 구례방향 하행 터널은 길이 800m이며, 32년전 1988년 서울올림픽에 맞춰 준공됐다. 구례에서 남원으로 가는 상행 터널은 10년 뒤인 1998년 개통됐으며 길이는 1410m이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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