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IA 이적 후 단 한번도 엔트리 빠진 적 없어
8년 연속 200루타·역대 4번째 1300타점 눈앞
고질적 허리 통증 인내로 극복…‘꾸준함’ 귀감
부상의 2020시즌 그래서 더 빛나는 최형우<사진>다.
올 시즌 KBO리그는 경험하지 못했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늦은 개막, 빠듯한 일정 속 달라진 일상과 스케줄에 ‘부상’도 유난하다.
KIA도 부상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상이 화두가 된 올 시즌 최형우는 여전한 실력과 부상 관리로 최형우답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형우는 2017시즌 ‘100억 사나이’가 돼 KIA 유니폼을 입은 뒤 단 한 번도 엔트리에서 빠진 적이 없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만큼 부상 없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의미다. 이적 첫해 142경기를 소화한 최형우는 2018년 143경기에 나왔다. 지난 시즌 허리 통증으로 몇 차례 라인업을 채우지 못했지만 136경기에 출전했고, 올 시즌에도 팀이 105경기를 치르는 동안 102경기를 책임졌다.
성적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
‘해결사’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꾸준하고 강렬한 활약을 해주고 있는 최형우는 지난 16일 SK전에서는 3회초 역전 투런으로 KBO리그 통산 8년 연속 200루타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4번째 1300타점도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부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크고 작은 통증을 안고 있다. 최형우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전에도 최형우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그렇지만 자리를 비우지 않고 FA 최고의 미덕을 보여준 최형우는 ‘습관’이라고 말한다.
최형우는 “아파도 참을성이 강하다. 다른 선수가 5를 참는다면 나는 7, 8을 참는 게 성격이 됐다”며 “주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안 뺏기려고 참고 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참는 게 몸에 배어있다”고 말했다.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최형우는 인내로 부상을 이겨내고 있다. 무조건 참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최형우도 안다.
최형우는 “나는 무조건 뛰었다”면서도 “장·단점은 있다. 나는 잘된 경우다. 참고하다가 기록과 이미지도 나빠지고, 슬럼프가 올 수도 있다. 무조건 나간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나는 좋았던 케이스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뛰었던 최형우도 이제는 나이를 생각한다. 팀 내 야수 최고참으로 예전과 달리 조금씩 조절을 해가고 있다.
“내가 아프다고 말하면 진짜 안 좋은 것이다”며 웃은 최형우는 “작년부터는 어느 정도 안 좋으면 한 번씩 쉰다. 나이가 있으니까 하루 쉬고 좋아질 것 같으면 쉰다. 144경기 생각해서 쉬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만큼 스스로 조율하고, 노력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고 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훈련 시간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오는 선수이기도 한 그는 경기 전 스트레칭에 공을 들이면서 새로운 하루를 맞는다.
최형우는 “루틴은 아니다. 나는 루틴은 없다. 유일하게 루틴 없는 선수이다. 루틴을 안 만들려고 한다”며 “올해는 지명타자니까 전날 쉬었거나, 타격이 좋지 않아서 많이 뛰지 못했을 경우 땀을 빼려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준비과정에서부터 타석에서 결과까지 ‘모범 FA’인 최형우는 후배들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FA 마지막해를 보내고 있는 최형우에게도 ‘후배’는 더 각별한 존재가 됐다.
최형우는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작성한 기록에 만족한다. 다른 욕심 없이 이기는 것만 신경쓴다. 팀이 많이 이겨서 분위기도 좋고 애들도 올라오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180도 바뀐 후배들이 되면 좋겠다. 실력있으면 2년, 3년 하면 다 올라온다”고 후배들의 성장세를 기대했다.
최원준이 특별한 선배로 여기는 최형우, 최형우가 최원준을 보는 마음도 그렇다.
최형우는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 이제 눈 좀 뜨려고 하는 것 같은데 군대 문제가 아쉽다”며 “질문이 많아졌다. 1년, 2년 하면서 생각하고 다가오는 게 다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자신과 같은 ‘방출 스토리’가 있는 투수 김재열에게는 ‘후회 없는 승부’를 기대했다.
최형우는 “아직은 친해지지 않아 뭐라고 이야기는 못 해줬다. 친해지면 말하겠다(웃음)”며 “첫 등판 때 마음이 이해된다. 더 자신 있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후회 없게 던지면 좋았을 텐데 주자 나가니까 구속이 7~8㎞ 줄더라. 자신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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