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8일 LG와의 경기 전 특별한 행사 준비
맷 감독, 박용택에 꽃다발 전하며 기념 촬영
양현종 제안에 LG 선수 함께…승패 떠나 훈훈
승자와 패자가 갈렸지만 경기가 끝난 후 팬들은 함께 웃었다.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는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12차전이 열렸다.
2.5경기 차 공동 4위를 쫓던 KIA와 1위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LG의 중요한 일전이었지만 경기 전 ‘적’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이는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현역 최고참이자 ‘LG의 심장’ 박용택이었다.
이번 2연전은 LG의 올 시즌 마지막 광주 원정경기. 박용택에게도 현역 마지막 광주 경기가 되는 셈이었다.
KIA는 2002년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뛰어들어 많은 족적을 남긴 선수에게 존경을 표하고, 또 다른 제2의 인생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경기 전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이화원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고별 행사’가 마련됐다. KIA를 대표하는 윌리엄스 감독과 ‘주장’ 양현종이 박용택에게 응원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그리고 박용택을 응원하는 문구를 띄운 전광판 앞에서 선수들의 기념촬영이 이뤄졌다.
원래는 KIA 선수들과 박용택의 기념 촬영이 예정됐지만 양현종이 LG 선수들도 함께하자는 의견을 내면서, ‘적’이 ‘동료’가 돼 같은 그라운드에 섰다.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의미 있는 순간을 남긴 두 팀은 이내 승리를 위한 혈투를 벌였다.
경기는 터커의 2타점 적시타와 전상현의 1.1이닝 세이브를 앞세운 KIA의 3-2 승리로 끝났다.
KIA 팬들은 대체 선발 양승철이 출격했던 경기에서 귀한 승리를 안으면서 활짝 웃었다. LG 팬들은 실책이 빌미가 돼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지만 자신들의 ‘특별한 선수’가 특별한 순간을 보냈다는 점에서 웃었다.
선수도, 팬도 하나가 됐던 순간. 훈훈함과 감동이 있던 자리였지만 딱 하나 아쉬운 게 있었다. KBO리그 큰 선수의 마지막 광주 원정길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줄 팬들이 관중석에 없었다는 점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9일 “모든 선수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팀으로서도 박용택 선수의 커리어라든가 보여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좋았다”며 “경기장 가득 팬들이 같이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9일 예정됐던 KIA와 LG의 광주 최종전이 경기 개시 직전 내린 비로 취소되면서, 두 팀은 늦은 가을 다시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나게 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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