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 전 감독 장남…9일 해외파 트라이 아웃 참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행, 아마야구서 중견수로 활약
KBO는 9일 해외파 트라이 아웃을 진행한다.
눈길 끄는 ‘야구인 2세’들이 이날을 기다리고 있다. ‘헤라클라스’ 심정수의 장남인 심종원과 함께 ‘레전드’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장남 김건형(24)이 이번 트라이 아웃을 통해 KBO리그에 도전한다.
인천 동막초에서 야구를 시작한 김건형은 내성중 3학년 여름에 어머니, 동생과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아마추어 야구선수로 뛰어온 김건형은 아이다호주에 있는 보이지 주립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마지막 시즌 일정이 무산되면서 그는 지난 4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에서 조용히 개인 훈련을 해왔던 그는 최근 아버지의 모교인 광주일고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김건형은 “많은 관심을 받을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라면서도 “타격에서는 컨택에 자신이 있다. 힘이 그렇게 센 것은 아니지만 한 번씩 라인드라이브로 넘기기도 한다”고 웃었다.
주로 중견수로 뛴 그는 KBO리그 최초의 ‘좌타자 홈런왕’ 아버지처럼 왼쪽 타석에 서지만 공은 오른손으로 던지는 우투좌타. 김건형에게 야구는 자연스러운 길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당연히 야구를 했고, 이번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리그에서 야구를 한만큼 적응할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장점이기도 하다.
김건형은 “미국에서 야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겼다. 대학에서도 야구 하나 만이 아닌 다른 부분도 배우면서 다른 ‘총알’도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부전공으로 마케팅을 공부했다. 야구 선수라는 큰 목표를 향해 달리는 그는 다음 지점으로도 야구를 생각하고 있다.
김건형은 “당연히 야구 선수가 꿈이다. 혹시 내가 야구선수로서 실력이 안 되면 좌절하지 않고 제2의 길도 야구 쪽으로 가고 싶다”며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살려서 야구인으로 쭉 남고 싶다”고 언급했다.
‘김기태의 아들’로 주목받았지만 자신의 야구길을 가는 게 김건형의 바람이다.
그는 “SK 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기억난다. 잘 몰랐다가 레전드 30주년 할 때 어느 정도의 선수였는지 느꼈다”며 “나중에 야구를 하면서 아버지 선수 시절 영상을 봤을 때는 독특한 선수였던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또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안 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나는 내 야구를 하는 것이니까 내 길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이런 선수도 있구나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아버지에게 서운한 부분도 있다. 아들에게 특별히 야구 조언을 해주지 않은 레전드 아버지였다.
김건형은 “사실 서운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던 것 같다. 지금은 아버지 마음이 이해된다”며 “오히려 부담 없이 내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금도 김 전 감독은 무심한 듯 아들을 지켜보고 있다. “열심히 해라”가 아버지의 유일한 조언이다. 김건형은 “트라이 아웃을 준비하면서 부담 안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다가오니까 부담이 된다”며 “누구를 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쫓아가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지금 순간에 집중하면서 후회 없이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7일 예정됐던 트라이아웃은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9일로 연기됐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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