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표 특산품 무등산 수박 사라지나

재배농가 9가구로 줄고
생산량은 절반 가까이 감소
광주시·북구 지원도 역부족

 

광주지역 대표 특산품인 무등산 수박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광주시와 북구가 무등산 수박 개량·개발과 활성화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해마다 재배 면적과 재배 농가가 줄어 들면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광주시 북구 등에 따르면 5년 전 3000통이 생산되던 무등산 수박의 올해 생산량은 절반 수준인 1800통 수준에 그치는 등 해마다 생산량이 줄고 있다.

생산량이 3000통(2015년)→ 2800통(2016·2017년) → 2700통(2018년) → 2500통(2019년)으로 매년 줄어들다 올해는 5년 전보다 생산량이 40%로 급감했다.

일명 ‘푸랭이’로 불리는 무등산 수박의 기원은 고려시대부터 시작된다.

1230~1240년경 고려인 홍다구가 몽고에서 종자를 가져와 개성지방에서 재배하다가 약 350년 전 무등산으로 옮겨와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옛날 임금에게 진상되기까지 했고, 무등산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아 광주의 대표 특산품으로 꼽혔다.

지난 1960년대 중반이후 멸종위기에 있었던 무등산 수박은 지역특산물로 보존·개발하려는 광주시의 노력에 따라 본격적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점차 생산량이 줄어 들고 있다.

생산량 감소의 요인으로는 기후변화와 줄어드는 재배면적, 특히 노령화되는 재배 농가 등을 꼽고 있다.

올해 급작스런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긴 장마’ 때문이라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생산량 감소 원인은 생산 농가의 고령화에, 재배 방식이 힘 들고 수익이 적어 젊은 생산 농가가 유입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2011년 재배농가가 27가구였지만 2015년 13가구, 2016년 12가구, 2017·2018년 11가구, 2019·2020년 9가구로 줄고 있다.

농가들은 줄어드는 농촌 인구와 고령화에 무등산 수박의 재배 방법의 어려움도 한몫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순재래종 수박인 무등산 수박은 개량종 보다 병해충에 약해 손이 많이 가고, 지름 1ｍ·깊이 1.2m 이상을 파내고 심어야 한데다 화학비료를 사용해서는 안되고 완숙한 퇴비나 유기질 비료만을 사용하는 등 재배 방법이 까다롭다. 재배 기간도 개량종 수박에 비해 길고, 타 원예작물들이 오히려 수익이 좋기 때문에 신규 농가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줄어드는 재배면적도 문제이다. 2017년 4㏊였던 재배 면적은 올해 3.2㏊로 줄어 들었다. 무등산 수박재배지는 평지가 아닌 해발 300m 이상 무등산 기슭의 통기성이 좋은 양토의 경사지이다. 한번 경작한 땅에서는 인삼처럼 3년이 지나 지력이 회복되어야만 다시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연작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재배지가 무등산 국립공원내에 있어 농가들이 경작지를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광주 북구청 관계자는 “생산·판매여건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배농가에 매년 친환경농자재, 생산 장려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고령화와 인구부족 등 농촌 자체의 한계적인 문제점은 있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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