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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우울·답답·불안…지쳐가는 시민들 ‘코로나 블루’ 급증

by 광주일보 2020.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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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심리지원단 7433건 상담
경제적 충격까지 더해져 심화
사회적 약자 안전망 붕괴 우려
시민 정신건강 대책 마련 절실

 

#“코로나에 걸릴까 사람도 안 만나고 회사와 집만 오가고 주말에도 집에서 하루종일 지내다보니 몽롱해지고 일도 손에 안 잡힌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지 우울해지기도 하고 이러다 어느 날 나도 감염되면 어쩌나 불안하다.”

#“코로나 때문에 경제도 어렵고 취업 하기도 훨씬 힘들어졌다. 희망도 없어지고 언제까지 해야할 지도 답답하고. 언론에서 장기화되고 일상화된다는데…어차피 집단 면역 된다는 소리까지 들리는데, 갈수록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스트레스·우울증 등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지역민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코로나 블루’ 호소하는 시민들=광주시와 자치구는 정신건강복지센터 구성된 ‘코로나19 심리지원단’과 ‘5개 자치구 심리지원반’을 구성해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1일 광주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광주시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심리지원단과 5개 자치구가 운영하는 심리지원반이 지난 2월부터 지난 31일까지 진행된 코로나 블루 치료를 위한 심리 상담 건수는 7433건에 이른다.

상담건수는 2월 23건에 머물다가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1216건(3월)→1183건(4월)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던 5~6월에는 각각 493, 402건으로 줄었다가 2차 유행이 시작된 7월엔 상담 전화만 3004건에 달할 정도로 심리 상담을 위한 문의가 폭증했다. 시민들은 지난달에도 1112건의 상담을 의뢰하는 등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안감,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이 아닌,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일반 시민들과 자가격리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라는 점에서 코로나 감염증 사태에 지역민들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트라우마센터와 국립정신의료기관이 심리지원을 하고 있는 지역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들 사례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감,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전화 뿐 아니라 코로나 증상, 치료 과정, 검체 채취 장소 등을 묻는 상담 전화 건수도 8392건(2~8월)에 달했다.

◇불편·불안·우울 호소하다 분노로 이어져=광주시 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금껏 2800건의 상담을 진행해왔다.

정신과 전문의, 정신보건 임상심리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요원들은 불안·우울·분노 등의 감정을 드러내는 상담자들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상담자들의 경우 제일 먼저 “왜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이걸 왜 나만 겪어야 하는지”에 대해 분노하고 화를 낸다는 것이다. 이들과 상담하면서 이같은 감정을 다독여주고 최대한 현실성 있게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상담 전문요원들의 설명이다.

노인 상담자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외출을 못하는 데 따른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대화 상대를 찾는다고 했다.

자가격리자, 격리해제자 등은 감염 경로와 관련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면서 겪는 우울감, 스트레스로 심적 고통을 호소한다는 게 상담요원들 설명이다.

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정보공개도 자가격리자들의 심적 고통을 덜어주면서 지역민들에게 감염병에 대한 알권리를 제공해 시민들 스스로 자발적인 확산 방지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위기 더해지면 심각해질 우려=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확산할 경우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사실상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위축으로 힘들하는 시민들이 경제적 위기까지 맞닥뜨리면서 자칫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살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발굴, 취약계층을 맞춤형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성완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코로나 19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우울이나 불안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가 잦아지더라도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는 사회 경제적 안정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하면서 외부 모임이 자제되더라도 일상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곁들여 일상의 리듬을 잘 유지 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즉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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