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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나 떨고 있니”…유흥업소 방문자들 좌불안석

by 광주일보 202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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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상무지구발 코로나19 비상
확진자 상당수 노래방 도우미
불특정 다수와 접촉 가능성
308명 자가격리 조치 속
개인정보 노출 최소화 고심

 

광주지역 유흥업소가 밀집된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광주시가 16일 오후 7시부터 25일 자정까지 10일 동안 집합금지 및 시설폐쇄 행정 명령을 내렸다. 17일 오후 광주 서구 상무지구 유흥가가 지나는 이들이나 주차된 차들 없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저 아니고 제 친구 얘긴데요. 거기 노래홀 유흥주점 갔다는데, 진단검사 어떻게 받아야 할 지 몰라서요. 그런데 선별진료소 가면 신분 노출 안되나요?”

“도대체 (남자들은) 왜 그런 밀폐된 술집에 간 거야? 사람 많이 몰리는 식당도 외식하러 안가고 ‘돌밥’(돌아서면 밥)하느라 죽겠는데, 웬일이니 진짜.”



광주지역에 ‘유흥주점’발(發) 코로나19 주의보가 발령됐다. 유흥주점을 돌아다니는 이른바 ‘도우미’들과 동선이 겹친 손님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도우미’가 다녀간 유흥업소와 동선 내 교집합을 갖는 손님들 사이에서는 확진 여부 뿐 아니라 자칫 자가 격리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억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당국도 이같은 점을 파악하고 사생활 침해와 개인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떨고 있니”=17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역 최대 유흥가인 상무지구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17명으로, 이들 확진자들이 거쳐 간 유흥주점만 무려 20곳에 이른다.

특히 확진자 중 상당수는 업소를 돌아다니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염 확산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광주시는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 지난 6일 이후 15일까지 이들 유흥주점과 동선 관련성이 있는 대상자를 993명으로 꼽았다. 유흥주점 종사자, 여성접객원, 손님, 운전기사 등을 모두 망라한 숫자다. 물론, 정확하진 않다. 유흥주점이라는 특성상 출입자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이들 중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308명을 자가격리자로 분류,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다. ‘도우미’로 불리는 여성접객원 확진자들이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고 마스크 착용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방역당국 조사결과, 이들 확진자들은 피시방과 식당 등을 오가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생활했다. 이들과 언제, 어디서든 접촉했다면 감염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성 보장하겠다, 검사받아라”=유흥주점 관련 코로나 진단 검사 대상자들이 받는 심리적 부담감은 엄청나다.

우선,확진 여부를 떠나 광주시와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생활 방역 준수 및 다수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모이는 클럽 등 유흥 시설 방문 등을 자제토록 권고해왔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성접객원이 드나드는 유흥주점과 동선이 겹쳐 진단 검사를 받게된 데 따른 의혹의 시선까지 견뎌내야 한다. 해당 여성들은 당장 직업까지 알려지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이들 대상자들에게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한 만큼 선별진료소를 찾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선별진료소가 있는 자치단체에는 ‘개인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신분을 확인할텐데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해주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전남도도 이같은 점을 들어 광주 상무지구 유흥주점 등을 방문한 대상자를 대상으로 오는 21일까지 도내 선별진료소를 통해 진단을 받도록 하고 익명성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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