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넘게 수사망 피한 50대 여성 사채업자
해수욕장 인근 현장 탐문하던 경찰에 붙잡여
6개월이 넘게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던 50대 여성 사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신병 확보를 위한 단서를 잡지 못해 타 지역 경찰에 공조 요청조차 못했던 경찰 수사망을 피해 다른 지역 해수욕장에서 머물다, 경찰의 탐문 수사에 검거됐다.
광주서부경찰은 14일 투자금 수십억원을 가로채고 부동산 개발 합작 법인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횡령·사기 등) 등으로 50대 여성 사채업자 A씨를 검거해 조사중이다.
A씨는 사채업을 하면서 지역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등 광주지역 아파트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투자·알선업자이자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큰 손’ 투자자로 알려져 있었다.
A씨는 자신의 경력과 이른바 ‘지역 자산가’들과 맺은 인맥 등을 이용해 지역 건설업계 대표들과 의사, 유력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아파트·오피스텔 투자 명목으로 백억여원을 끌어모아 잠적했었다.
경찰에 접수된 A씨를 상대로 한 고소장 3건을 기준으로 피해 금액은 60억원대로 추산되지만, 고소되지 않은 건까지 하면 피해 금액은 백 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A씨가 다양한 투자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행동했다는 점을 들어 고소 사건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조그만 지역 사회에서 경력에 흠집이 날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때문에 적극적인 신고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피해 신고가 접수된 뒤 6개월 가까이 지났음에도, 소재 파악조차 못 해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됐었다.
경찰은 1월 말께 고소장을 접수받은 이후 A씨와 통화, 출석을 요구했다가 응하겠다는 답변만 믿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A씨가 잠적,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고소장 접수 후 2개월이 지난 뒤인 3월 말에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A씨의 행적이 묘연해지자 4월에 지명수배를 내렸다. 출국금지 기간도 짧게 지정했다가 뒤늦게 늘리면서 애초 쉽게 검거할 것으로 오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경찰의 추적에도, A씨는 전북 부안의 해수욕장에서 일행들과 텐트를 치고 머무르다 때마침 인근 현장을 탐문하던 경찰에 목격되면서 붙잡혔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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