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과정 발생한 토사
방수포 안 씌우고 방치 지적
경찰, 전문가들과 현장 조사
경찰이 곡성군 오산면 선세리 산사태와 관련,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음에도, 전남도가 산사태 시작 지점으로 꼽히고 있는 ‘국도 15호선 도로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방수포로 덮어놓지 않는 등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특히 공사를 발주한 전남도 도로관리사업소측이 사고 구간의 경우 방수포 조치가 필요없는 지역으로, 해당 구간 일대에 쌓아놓은 토사도 없었다는 입장인 반면, 산사태 피해를 입은 성덕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로 옆 산비탈 등에 쌓아놓은 토사가 빗물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흘러내려 사고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경찰이 수사로 밝혀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곡성경찰 등에 따르면 전남도 도로관리사업소측이 산사태가 시작한 지점에서 진행하던 ‘국도 15호선 곡성 오산 연화지구 위험도로 개선사업’ 과 관련,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경찰은 토목전문가 등과 사고현장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수자원관리공사, 해당공사 감리단,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들을 불러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우선, 도로공사 현장 옆 경사로에 토사를 다져놓은 점을 발견하고 집중호우에 대비한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진행키로 했다. 많은 양의 비가 지반에 스며들면서 약해져 산사태가 발생하는 점에 주목, 토사를 다져놓은 것만으로 산사태를 막는 데 도움이 됐는지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곡성군 관제CCTV 영상을 확보, 공사 과정에서 토사가 얼마나 쌓여있었는지, 방수포 등의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고 전 발생한 정전으로 CCTV 영상이 1시간 가량 녹화되지 않은 점이 발견되면서 산사태 원인 규명에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공사 과정에서 경사로에 쌓아놓은 토사가 빗물에 흘러내리며 발생한 산사태로 인재”, 전남도측은 “자연사태의 원인으로 인한 산사태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공사 발주처측은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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