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걱정에 새벽 납골당 찾았다가 지하실 침수 신고
수백명 봉안함 상태 확인하며 납골당 늑장 대처에 분통
납골당측. 재화장·유골함 제작 등 복구비용 지급하기로
광주지역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사설 납골당이 침수됐다. 유가족들은 납골당을 찾아 항의했고 운영사측이 재화장과 유골함 제작 등 피해 복구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9일 광주시 북구 등에 따르면 광주시 북구 동림동의 사설 납골당인 ‘새로나추모관’의 지하 1층이 침수됐다.
지상 4층, 지하1층인 이 납골당에는 고인의 유골이 담긴 봉안함 6000여개가 보관된 상태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지하 1층에만 봉안함 1800여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납골당은 지난 8일 오후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물과 인근 영산강에서 밀려든 물로 침수됐고 결국 지하 1층이 완전히 잠겼다.
일부 유가족들은 9일 새벽 납골당을 찾았다가 침수 사실을 알고 소방당국과 지자체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새벽 1시께 현장에 도착, 배수 작업을 시작했지만 어려움을 겪었고 장비를 확충하면서 배수 작업이 마무리됐다.
전날 침수소식을 접한 수백명의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납골당을 찾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안장된 유골함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길게 줄을 서는가 하면, 납골당측의 늑장 대처에 분통을 터트렸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유골을 안장했다는 정모(여·30)씨는 “납골당측은 지난 8일 오후 8시께부터 침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유가족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한편, 납골당측은 물이 빠지면 유골함을 재화장 후 재봉안할 계획으로, 유가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내용의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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