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폭염 속 광주·전남 온열질환자 124명…지난해보다 2배 폭증
전남 가축 1만9396마리 폐사 ‘비상’…이번주도 ‘열돔’ 현상 지속될 듯
광주·전남지역에 일주일 넘도록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폭증하고 가축폐사도 속출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당분간 35도 이상 ‘불볕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온열질환 예방과 가축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보고(5월 20일~7월 27일)된 광주·전남 온열환자수는 총 124명(광주 18명, 전남 106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온열환자(63명, 광주 20명·전남 43명)에 2배 가까운 수치다.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6.5% 증가했다.
폭염특보가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광주 7명, 전남 6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공식적으로 온열질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난 23일 장흥에서 오전부터 밭에 나가 일을 하던 80대 여성 A씨가 숨진채 발견돼 온열질환 사망자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평소 저혈압 등을 앓고 있던 A씨가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밭일을 하던 중 쓰러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가축폐사도 잇따라 농가에 비상에 걸렸다. 전남도는 28일까지 31개 농가에서 총 1만9396마리의 가축이 폭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집계했다.
양계 농가 5곳에서 1만8938마리의 닭이 폐사했으며 오리 농가 1곳에서 112마리가, 돼지 농가 25곳에서 346마리가 폐사했다.
특히 28일 영암군 시종면의 한 돼지농가에서 이날 하루 돼지 100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영암군의 최고기온은 33.2도를 기록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육계나 돼지와 같이 상대적으로 좁은 축사에서 많은 소를 사육하는 경우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남도는 36억의 예산을 들여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원하는 등 폭염에 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고온과 습도에 ‘일 최고 체감온도’가 치솟으면서 펄펄 끓는 ‘한증막 무더위’가 이번주에는 한층 더 맹위를 떨칠 전망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 팽창으로 인해 이번주 내내 광주·전남 지역 낮 최고기온 34도,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내외로 분포해 무더위가 계속되겠다”고 28일 예보했다.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내리는 소나기가 지속적으로 대기에 수증기를 제공해 높은 습도로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대기상층에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 중하층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각각 위치해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열돔’현상이 이번주도 지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남쪽 해상에서 제3호 태풍 개미가 밀어올린 열대 수증기가 다량 유입됐고, 뜨거운 태양열까지 더해지면서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강하게 퍼붓는 소나기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한편, 28일 광주지역 체감온도 최고기온은 33.9도(실제온도 33.2도)에 달했고, 구례는 36.3도(실제온도 35.5도), 담양은 36.3도(실제온도 33.9도)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은 이날 10시를 기해 장성·광양·장흥·강진 지역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이로써 여수·목포·신안·진도에는 폭염주의보가, 광주와 전남 18개 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광주·담양·순천·함평에는 폭염경보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 33도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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