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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오은영 박사 “날 때부터 소중한 우리, 당당하지 않을 이유 없죠”

by 광주일보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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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토크 콘서트 ‘날마다 당당당’ 14일 광주 예술의전당서 개최
초등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연에 함께 울고 웃고
삶의 응원자 얻은 뜻깊은 시간…‘거위의 꿈’등 노래도 선사

오은영 박사

환호성과 함께 공연장에 들어선 오은영 박사는 무대 위로 올라가지 않고 객석을 돌며 관객들을 만났다. 20여분이 넘는 시간 동안 두 손을 꼭 잡아주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는 사람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당신 곁에 언제나 함께라고, 당신을 늘 응원하고 있다는 그의 마음을 전달받은 사람들은 공연 내내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모두 콘서트의 주인공이 됐다.

94세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해 휴대폰에 빠져버린 70대 딸의 눈물 어린 고백과 자폐아를 키우며 살아가는 젊은 엄마의 고단함, 자신에게 짓궂게 구는 어린 동생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초등학생의 고민까지 현장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우리 삶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을 통해 ‘국민 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토크 콘서트 ‘날마다 당당당’이 14일 오후 광주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렸다.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한 이날 콘서트는 관객들이 직접 고민을 털어놓고, 오 박사와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삶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보는 너무나 많이 쏟아지는데 그걸 판단하고 거를 능력을 배울 기회는 좀처럼 없습니다. 정보에 휘둘리다 보면 불특정 다수와 나를 비교하게 되고, 점차 자아가 흔들리게 됩니다. 어쩌면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게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당당한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필요합니다.”

오 박사는 미리 신청받은 사연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어릴 적 학대로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와의 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의뢰자와 ‘서로 맞춰나가는 삶’이 궁금한 젊은 부부의 사연 등이었다.

“아이들은 부모라는 우주 안에서 사랑받고 커야합니다. 자라면서 ‘나는 우리 부모에게만은 귀하고 소중한 존재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안정감을 느끼고, 이런 성향은 커가면서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자존감은 자기에게 소중한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해줬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 자존감은 당당한 삶의 뿌리가 됩니다. 부모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양육방식은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보다 상대방의 마음에 신경 쓰게 만들어버립니다. 사연을 보내신 그대, 부모님의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하는 데 시간을 쓰고, 나라는 사람을 더 생각하고 뿌리를 내리는 일에 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오 박사는 자기 자신의 미숙함을 모니터하고 자신 안의 균형을 찾는 일은 어렵지만 용기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성향의 상대와 맞춰 나가야 할 경우에는 “나의 이런 면이 상대에게 이런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 하는 고려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억울한 마음이 생겨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설명이다.

“돈, 명예 등 당당한 삶을 만드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 마음이 편안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돼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야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깨진 창문 앞에 섰을 때 그냥 바람이 덜 불기를 바라는 대신, 창틀에서 한 발만 옆으로 움직이면 새로운 창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습니다.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우리지만, 나라는 그릇에 타인의 평가를 너무 많이 담으면 정작 내 자신이 없어집니다. 타인은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나입니다. 스스로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돌보며 살아가야합니다.”

부부, 가족 등 가까운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한 강의는 유익했다. 소통부재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말투’는 “그 사람의 전 생애이기 때문에 조금만 바뀌어도 인정하고 칭찬해 줘야 한다”며 휴대폰을 찍거나 녹음을 해보며 스스로의 말투를 모니터하고 훈련과 연습을 이어가야한다고 말했다.

‘도전 30초 즉문즉답’과 ‘스케치북으로 질문하기’ 등의 코너도 흥미로웠다. 세상에 통용되는 상식 선에서 이야기를 건넸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너무 연연해하지 말 것, 외로움을 느낄 때는 손을 잡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등 가까운 사람과 접촉할 것 등이다.

이날 콘서트 중간 중간 가수 오열이 부른 들국화의 ‘걱정하지 말아요’, 김윤아의 ‘고잉홈’, 이승환의 ‘가족’은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했으며 오 박사는 마지막 곡 ‘거위의 꿈’을 함께 노래했다.

 



“오늘 이 자리는 우리의 소중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자, 강한 연대감을 느끼는 자리입니다. 힘들 때 위로해 주고 그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긴 사연들을 읽으며 힘들었을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연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고, 서로 화합하는 그런 세상을 꿈꾸기에 저는 토크쇼를 이어갑니다. 여러분 우리는 날 때부터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앞으로의 인생 또한 내내 귀하고 소중할 것입니다. 당당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스스로를 나무라고 생각하며,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듯이 탄탄한 삶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 곁에서 딱 버티고 서 있겠습니다. 잘 살아냅시다.”

마지막 코너는 번호가 뽑힌 관객과의 동영상 촬영이었다.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말에 그는 따뜻한 목소리로 “○○야 너 정말 잘하고 있어”라며 이야기를 건넸다. 현장에 있었던 관객 모두에게 전해준 응원의 목소리였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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