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동호회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 관람·주민 강연회
덴마크 크론보르 성 등 작품 배경지 답사하고 사진전도 열어
화순군청에는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 ‘햄릿’ 등 그의 대표작을 함께 읽으며 색다른 경험을 하고 삶의 지혜도 배운다. 지난 2021년 말부터 매달 두 차례씩 모여 희곡을 읽는 이들의 모임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 회장을 맡고 있는 심홍섭(문화예술과)씨를 비롯해 건설교통실, 기획감사실 직원 등 모두 12명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동호회의 출발은 심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서울에 머물던 당시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전 10권) 함께 읽는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었던 그는 책을 완독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군청에서 함께 책을 읽는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작가를 접하는 것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읽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어떤 작가를 고를까 생각했는데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지만 막상 읽어보지는 않은 셰익스피어가 떠올랐어요. 처음에는 회원을 모집하는 데 힘이 들었죠. 지인들 중심으로 8명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12명으로 늘어 꾸준히 함께 읽고 있습니다.”
동호회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강연도 듣는다. 또 작품 배경 지역을 답사하는 시간도 갖는다.
지금까지 함께 읽은 작품은 ‘햄릿’, ‘오셀로’,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이며, 현재는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있다. 공연도 관람했다. 2022년에는 국립극단의 ‘햄릿’을, 이듬해 11월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김유정 등이 주연을 맡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관람했으며 6월에는 황정민 등이 출연하는 연극 ‘맥베스’를 함께 볼 예정이다. 또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리어왕’도 관람했다.
회원들이 작품 한 권을 읽는 데는 평균 두 달 정도 걸린다. 문학으로만 그치지 않고, 직접 공연을 관람하니 작품에 등장하는 대사와 상황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와 훨씬 흥미롭다. 특히 ‘햄릿’을 관람하고 난 후 회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강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화순 군민회관 소회의실에서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김태원 서강대 영문과 교수를 초청해 ‘셰익스피어와 함께하는 한여름밤의 꿈’ 강연을 열었고 지난달 29일에는 광주 동구 메이홀에서 월드뮤직 전문가 임의진과 함께하는 ‘셰익스피어와 영국음악’을 개최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화순의 작은 카페에서 ‘햄릿’의 배경지인 덴마크 크론보르성 등 북유럽 기행의 자취를 담은 사진전도 열었다.
“처음에 김태원 교수를 초청할 때 몇 번을 물어보시더라고요. 시골에서 공무원들이 셰익스피어를 읽는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하셨나봐요.(웃음) 제가 가끔 메이홀에서 음악을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셰익스피어와 관련된 음악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해 임의진 관장님에게 강연을 청했고, 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희곡 읽기, 공연 관람, 강연 등 ‘셰익스피어 인 러브’ 회원들의 셰익스피어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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