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날 기념 기부 앞장서는 김향원 ‘루키초밥’ 대표
7월 7일 ‘루키데이’ 굿즈 나누고 소외계층에 에어컨 기부
인근 상인들도 동참 “더 많은 분과 협업해 베풀고 싶어요”
광주시 농성동에서 ‘루키초밥’을 운영하는 김향원(36) 대표는 7월 7일을 ‘루키데이’로 정했다. 화정동에서 7년 6개월 동안 초밥집을 운영해온 김 대표가 2022년 농성동으로 이전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매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든 날이다. 매년 루키데이에 손님들을 위해 굿즈를 나눠주는 등 이벤트를 열었고, 루키데이 매출을 지역 소외계층에게 기부해 왔다.
이번 3번째 루키데이는 김 대표에게 좀 더 뜻깊은 기부였다. 매출 금액으로 농성 1동 소외계층을 위해 에어컨을 마련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조손가정, 치매 등 질환을 앓는 노인 부부 가정, 장애인 한부모 가정, 기저질환 있는 중장년 1인 가구, 중증 지적 장애 1인 가구 등 총 5곳에 에어컨을 전달했다.
“손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하루에 한 팀만 올 정도로 힘들게 시작했는데, 함께 해 주신 손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할까 고민하다 저희가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앞으로 루키초밥이 나아갈 방향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7일 3번째 루키데이를 맞아 농성점과 2호점인 수완점에서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도 열렸다. 이번에는 인근 상인들도 동참했다. 농성동, 봉선동, 수완지구 등 주변 카페에서 기부한 구움과자와 커피 드립백을 식당에 방문한 손님에게 나눴고,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했다.
김 대표의 첫 나눔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은 150만 원을 피가 재생이 안 돼 주사가 필요한 아이를 위해 기부했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한부모가정 남매에게 책상과 침대를 선물했다. 지금까지 남모르게 총 2000여 만원을 소외계층을 위해 썼다.
김 대표는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레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분식집을 하던 그는 150명을 위해 빵을 튀겨 나눴고, 제대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했던 기억이 좋아 어려운 학생들을 도왔다. 특히 시골에서 자란 그는 노인에게 마음이 더 쓰인다며 소외된 독거노인들에게 손내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쑥스러워 기부를 알리지 않았다는 그는 선한 영향력을 함께 나누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공개를 결정했다. 특히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건 찾아준 손님들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손님들 덕분에 저희가 존재할 수 있고, 이 동네에 도움을 줄 수 있었어요. 감사함과 기쁨을 표현하면 더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이 마음 변치 않고 이웃을 돕고 싶습니다. 장사가 안 될 때도 기부를 해 왔으니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겠죠. 많은 분과 협업해 재밌고 의미있는 나눔을 기획하고 싶어요. 앞으로 더 성장하며 베풀 줄 아는 넉넉한 곳이 되고 싶습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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