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주택조합, 사기분양 알고도 방치했다

광주동부경찰, 업무대행사 다중계약사기 방관 조합장 영장 신청
조합장 사의 표명·담보 대출 상환 어려워 조합 운영 파행 불가피

 

광주시 동구 지산주택조합 조합장이 올해 불거진 조합 업무대행사의 사기분양 사실을 지난해부터 알고도 방치했었던 것〈광주일보 6월 29일 7면〉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당장, 조합원 대출 상환이 임박한 상황에서 조합 책임자 및 조합에 대한 불신이 제기되면서 조합 운영에도 파행이 예고되고 있다. 경찰은 또 해당 조합장 보유 아파트가 업무대행사를 통해 비싸게 처분한 혐의를 잡고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중복 분양 알고도 방치해 피해 키워”=광주동부경찰은 23일 업무대행사의 다중계약 사기를 파악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 등으로 지산주택조합 조합장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업무대행사 관련자 3명 등에 대해서도 사기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조합장 측이 지난해 11월, 업무대행사의 다중계약사기를 파악했고 12월 말까지 정상화를 요구하며 관련 내용을 담은 ‘각서’를 업무대행사에게 받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업무대행사 분양팀 직원들 3명도 아파트 계약금 명목으로 거액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측은 “조합장이 보유한 아파트를 업무대행사에 비싼 가격으로 처분한 혐의로 경찰이 수사중”이라며 “조합장은 아파트 리모델링에 따른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비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사기분양 여부를 알고도 해결할 시간을 주는 조건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업무대행사 분양팀 관련자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조합장과 나머지 1명의 분양팀 직원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법원은 조합장의 경우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불구속 상태로 방어권을 행사할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조합 운영 파행 불가피=법원이 기각하긴 했지만 경찰이 조합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만큼 조합장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합측은 현 조합장이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음달 1일 임시총회를 열고 새로운 조합장 등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건축 사업조차 불투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11월에 조합원 신용을 담보로 대출받은 브릿지대출(단기차입 등을 통해 필요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 160여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제때 상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광주동경찰은 지산주택조합 사기분양 사건과 관련해 조합 추진위원장, 업무대행사 대표와 이사 등 핵심 피의자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125명으로부터 8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3명 외에 다른 업무대행사 관계자 등 20여 명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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