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23.2%·전남 10.4%
학교 건물 내진설계 70% 그쳐
전문가 “호남권 안전지대 아냐 ”
노후아파트·산단 등 큰 피해 우려
지진 두려움에 운동장 피신
광주·전남지역 학교와 민간건축물이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에서 올해 최대인 4.8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광주·전남도 대규모 지진 발생권에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광주·전남 학교시설 가운데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건물이 30%에 달한다. 민간 건물 대부분은 지진위험에 노출돼 있다.
12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접수된 피해 신고는 없었지만 각 23건씩의 진동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지역민이 지진 공포를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호남지역에도 활성 단층들이 존재하는 만큼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건 확인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최대 6.0규모의 지진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호남도 마찬가지다. 호남권에도 단층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앞으로 충분히 대규모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20년엔 해남에서만 한달 동안 미소 지진(규모 2.0 미만의 지진)까지 포함해 75차례의 지진이 발생한 것도 전문가들의 분석의 이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하 20㎞ 중소 단층들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또한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도 언제든지 부안에서 발생한 규모 혹은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지대라는 생각을 말고 미리 조심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지역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중 내진보강이 이뤄진 건축물 비율은 각각 23.2%, 10.6%에 불과하다.
광주지역 내 내진설계 대상 건물(11만6927동) 중 23.2%(2만7235동)만 내진보강이 이뤄졌다. 내진설계 의무대상 건출물은 현행법상 연면적 200㎡ 이상, 2층 이상, 단독·공동주택 등이다.
광주 공공기관 건축물의 내진율은 82.3%(1024동 중 834동)에 달하지만 민간 건축물은 22.8%(11만5903동 중 2만6401동)에 그쳤다. 내진율은 보강이 완료된 비율이다.
전남은 54만 195동의 내진설계 대상 중 5만7189동만이 내진보강이 완료됐다. 전남 공공기관은 51.6%(2339동 중 1208동)의 내진율을 기록했지만, 민간 건축물은 10.4%(53만3905동 중 5만5981동)를 기록했다.
공공기관 건축물의 내진율은 꾸준히 늘고있는 반면, 법령 강화 이전 지어진 건축물들에 소급 적용되지 않는데다 내진보강을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보니 민간 건축물의 내진율은 20%미만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가 기존 건축물을 내진 보강하면 최대 10%까지 건폐율이나 용적율 확대 혜택을 주고 있으나 민간건축물의 경우 내진설계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8월 기준 광주시에는 총 1260단지, 45만 6298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이중 지어진지 20년 이상이 경과한 노후아파트는 673단지, 21만 1945세대로 광주 지역 아파트의 절반 가량이 해당된다. 광주·전남 학교의 내진성능 학보도 시급하다. 광주의 학교건물은 총 1606동이며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은 912동이다. 이중 내진 성능을 확보한 건축물은 75.9%(693동) 뿐이다. 나머지 219동의 건물중 철거를 앞둔 26동의 학교건물을 제외한 193동이 내진보강이 필요하다.
전남에서는 총 8129동의 학교건물 중 내진설계 대상은 3493동이며 이중 69.83%(2439동)이 내진설계를 완료했다.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전남지역 학교건물은 1054동에 달한다.
또한 1983~1991년 준공된 하남산단과 1995~2010년 준공된 평동산단 등 노후 산단의 경우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현재 산단 내진율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되어있지 않다”면서 “정확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동시에 정부에서 내진 보강을 하는 민간기업에 저이자 대출 등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장혜원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주시 남구의회 의원, 여직원 성희롱 의혹 (0) | 2024.06.20 |
---|---|
광주·전남 이번주도 30도 넘는 무더위 (1) | 2024.06.17 |
9일 광주·전남 낮기온 30도↑…본격적인 무더위 (0) | 2024.06.09 |
아이 낳으면 키워준다더니…까다로운 양육 지원 조건 (0) | 2024.06.05 |
태평양전쟁 밀리환초 사망자 214명 ‘전남 출신’ (0) | 2024.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