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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5·18 피해자 삶 만족도 30점 …가난·질병 등 ‘곤궁한 삶’

by 광주일보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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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시 ‘5·18 피해자 실태조사’ 보고서 입수 분석
51% 직업 없고 47% 트라우마 여전
기초수급자 비율 3배 이상 높아
부상자 이혼율도 평균보다 3~5배
“유공자 자긍심 느낀다” 55% 그쳐

16일 오전 광주시 북구 운정동 5 ·18민주묘지를 찾은 완도약산중·고교생들이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5·18민주화운동으로 인해 구금과 부상을 당했거나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삶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30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주일보가 입수한 광주시의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5월 피해자들의 곤궁한 삶이 입소문으로 전해지기는 했으나 실태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에는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전국 거주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또는 가족 등 2477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2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전체 응답자 중 60대 이상이 93.7%였으며, 70대 이상 29.8%, 50대 5.0%, 40대 이하 1.3% 등이었다.

5·18 피해자들의 삶의 만족도를 지수화해 물은 결과, 전반적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34.68점에 그쳤다. 세부적으로는 신체 건강 27.77점, 심리 건강 28.65점, 경제 상태 27.34점, 문화·여가활동 28.79점, 주거환경 36.01점 등이었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서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자는 54.6%에 그쳤으며,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4.1%에 달했다.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5·18민주유공자에 걸맞은 대우(경제적 지원 등)를 받지 못해서가 51.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5·18에 대한 사회 일각의 폄훼와 왜곡 때문에 자긍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도 27.0%를 차지했으며, 사회적 분위기가 5·18민주유공자에 대한 존경이 미흡하기 때문에(4.1%), 5·18민주유공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3.5%) 등 응답도 있었다.

◇소득 낮고, 부채 많고=전체 응답자의 연평균 본인 소득은 평균 1821만 2184원에 불과했다. 부상자는 1784만 848원, 공로자 2355만 4435원, 유족 1438만 6966원 등이었다. 이는 보훈유공자의 연평균 본인소득 2460만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 기준)이었다.

5·18 피해자들 중 현재 별다른 직업이 없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51.2%에 달했다. 이외에는 자영업 9.6%, 기능·숙련공 8.1%, 생산직 7.4%, 판매 서비스직 5.3% 순이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건강상 이유가 58.5%를 차지했으며, 나이(퇴직) 33.6%, 실직 3.0%, 무응답 1.9%, 근로의사 없음 1.2%, 가사 1.0%, 간병 0.5%, 기타 0.2% 등 이유가 뒤따랐다.

전체 응답자 중 부채가 없는 경우는 38.8%에 그쳤으며 5000만원 미만 22.6%, 5000만~1억원 13.8%, 1억~1억 5000만원 7.7%, 2억원 이상 17.1% 등 빚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중 14.6%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였으며, 차상위 계층은 9.0%였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대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이 4.8%인 점을 감안하면 5·18 피해자 중 수급자 비율이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5·18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받은 일시 보상금 금액은 3000만원 미만 32.1%, 3000만~5000만원이 37.1%로 70%에 가까운 이들이 5000만원 이하의 보상금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5000만원~7000만원 12.5%, 7000만~9000만원 7.4%, 9000만원 이상 9.3% 등 보상금을 받았다.

◇44년 지나도 여전한 고통=5·18 피해자들이 5·18 당시 받은 피해나 고통은 ‘고문, 구타 포함 신체 부상 및 질병’이 80.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신체적 피해의 유형은 타박상 67.6%, 골절상 42.1%. 자상 17.8%, 총상 11.7%, 성폭력 0.3% 등이었다.

5·18 이후 가장 심각하게 겪은 문제는 정신적 고통(56.4%), 신체부상 및 질병 후유증(54.0%) 등이었다. 경제적 어려움(34.2%), 성격의 심대한 변화(15.7%), 사회적 고립(13.2%), 술·담배·약물 등 의존(11.7%), 가족해체(6.8%), 의료비 과다 지출(3.5%) 등 피해도 잇따랐다.

이와 관련 PTSD(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들의 비율은 47.1%에 달했다. 피해 관계별로 본 PTSD 경험 비율은 ‘부상자’가 51.1%로 가장 높았고, ‘공로자’ 47.9%, ‘유족’ 27.7% 순이었다.

지난 1년 간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13.8%가 받지 못한 적 있다고 답했다. 진료받지 못한 이유로는 경제적인 이유(진료비) 49.8%, 예약이 힘들어서 11.6%, 트라우마 전문의료진을 찾기 어려워서 9.7%, 교통편 불편 7.9% 등으로 나타났다.

가족 해체 피해도 적지 않았다. 5·18피해자의 현재 결혼 상태는 기혼·동거(사실혼 포함)가 66.6%에 그쳤으며 이혼·사별·별거 29%, 미혼 4.2% 등이었다. 5·18부상자의 이혼율은 16.1%, 공로자의 이혼율은 12.6%로 통계청 ‘2021 혼인·이혼통계’의 60세 이상 이혼율 3.7%에 비해 3~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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