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첫번째 람사르습지… 국제적인 생태 가치 인정 받아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 포함 총 786종 서식 생물 다양성 풍부
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국제적인 생태 가치를 인정받았다.
광주지역 첫번째 람사르습지이자 도심 인근 습지로는 한강밤섬, 고양 장항습지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다.
13일 환경부와 광주시 북구 등에 따르면 무등산 국립공원에 있는 평두메습지가 이날 람사르협약 사무국이 지정하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람사르 습지란 지형ㆍ지질학적으로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 유형이거나, 물새 서식지 등 생태적으로 보호 가치가 인정되는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맺은 ‘람사르협약’에 따라 보호하는 습지다. 전남지역에는 순천 동천하구와 순천만·보성갯벌, 무안갯벌, 신안 장도 산지습지, 신안 증도 갯벌 등 5곳이 등록돼 있다.
평두메습지(광주시 북구 화암동 530 일원· 2.3㏊)는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1.8㎞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지형 저층습지다. 과거 경작지였으나 폐경 후 자연적 천에 의해 습지 원형이 회복되고 있는 대표적인 ‘묵논습지’다.
이 곳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을 포함해 총 786종(식물 208종, 조류 49종, 포유류 7종, 육상곤충 417종, 양서·파충류 12종, 대형무척추동물 85종, 어류 2종, 고등군류 6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 확인되는 양서류 20종 가운데 도룡농, 두꺼비, 무당·옴·참·큰산·청·계곡산개구리 등 8종이 서식하는 집단 서식지로 양서류의 산란· 번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020년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했던 평두메 습지 복원을 위해 힘을 모으고 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힘쓴 결과라는 것이 환경부의 평가다. 당시 집중호우로 발생한 훼손구간은 심한 물길의 세굴(국부적인 침식)과 인근 경작지, 계곡에서 유입된 토사로 습지의 육상화 현상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무등산국립공원 사무소측은 다양한 습지 전문가, 자원봉사자, 시민단체, 북구 등과 함께 훼손된 구간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주요 공정은 침식된 세굴부를 정비(진흙 차수벽 설치, 896㎥)하고 토사 유입을 막기 위한 식생롤(코이어롤· 야자섬유를 이용해 채워진 통나무형태)를 설치(516m)했다. 동·식물의 식생회복을 위해 생태저류지를 조성(18m×11m)조성하고, 배수로 주변 토사제거 (60m)작업 등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복원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의 출입로를 설정하고 희귀식물과 습지의 핵심구역을 보호했다. 습지의 생태적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 토양을 반입하지 않았고, 친자연적 소재를 이용한 복원 공법(진흙 차수벽, 식생롤 설치)을 병행했다.
복원사업 결과 수생식물, 곤충, 양서류 등 다양한 종류를 먹이로 하는 최상위 포식자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인 삵(Ⅱ급 ), 담비(Ⅱ급 ), 팔색조(Ⅱ급 )과 수달(Ⅰ급)을 포함해 너구리, 청둥오리, 원앙, 왜가리 등 다양한 동물의 서식이 확인됐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람사르습지 등록으로 평두메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증받았다”며 “평두메습지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를 통해 습지가 가진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환경단체들은 광주시와 지자체가 도심 녹지공간의 적극적인 보호와 공간확대에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도심과 인근에 녹지와 습지 환경이 살아나고 생태계 건전성이 확보될 때 지역민의 건강한 삶이 보장된다”면서 “평두메습지뿐만 아니라 황룡강 천변과 광주천 등의 자연생태계 보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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