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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기자

“잊지 않았습니다” 열번째 ‘슬픔의 봄’ 추모 열기

by 광주일보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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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광주·전남 분향소 곳곳 시민 발길
기억문화제 열고 아픔 함께 나눠
91세 할아버지 자전거 타고 분향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아픔 나눠
제대로 된 진실 규명 촉구 목소리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광주시 북구청 광장에 설치된 노란 바람개비가 불어오는 바람에 돌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304개의 별을 잊지 않았습니다. 항상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광주·전남 곳곳에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물결’의 추모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15일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이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한 ‘기억하고 행동하는 광주시민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12일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광주·전남 지역민 1200여명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하루에 300여명 꼴이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304명의 희생자 학생 사진이 담긴 현수막 앞에서 국화를 헌화하고 희생자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애끓는 아픔을 공감했다.

예년처럼 시민들을 대상으로 신청받은 현수막 수백장을 4월 한 달 동안 게시해 노란빛으로 물들였던 사업은 없어졌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달려있는 노란리본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헌화를 위해 일부러 분향소를 찾았다는 박운진(67·광주시 남구 봉선동)씨는 “둘째 딸이 희생된 학생들과 또래다. 세월호 참사가 아니었다면 내 딸과 마찬가지로 직장생활도 하고 결혼도 했을텐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진도 출신인 박씨는 “10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면서 “당시에도 사고 희생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회상하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고령의 나이에 직접 자전거를 타고 분향소를 찾은 노동력(91)씨도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난다”며 참담한 마음을 전했다. 노씨는 “미래가 창창한 애들인데 너무 안타깝다”며 “10년이 지나며 잊혀지는 것 같다. 참사 당일에도 또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에서 자식을 잃은 광주지역 유가족도 힘을 보탰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故) 김재강씨의 아버지 영백(64)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분향소 옆을 지켰다.

김씨는 “이 아픔은 직접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면서 “나도 세월호를 뉴스에서만 볼 때는 그냥 가슴 아플 뿐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고 나니 심정을 말로 다 할 수 없겠더라”고 울먹였다.

김씨는 또 “세월호, 이태원 참사도 제대로 진실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고 우리 같은 유가족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참사에 대한 독립조사 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주시 남구도 지난 12일부터 구청 1층에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 등이 설치된 세월호 추모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구청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헌화하고 방명록을 남길 수 있는 분향소도 마련됐다.

남구 분향소를 찾은 박귀령(76)씨는 “10년이 지나도 희생된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방명록에 ‘전원 주님의 곁에서 편히 쉬십시오’라는 문구를 남겼다.

박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는데 선장을 제외한 윗선은 제대로 책임진 사람이 없지 않느냐. 이래서야 젊은 사람들이 나라를 믿고 살 수 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5일 오후 4시 30분 광주시 남구 주월동 푸른길 광장에서는 ‘세월호 10주기 기억문화제’가 개최됐다. 광주시 북구도 구청 앞 광장에 노란 바람개비와 리본을 설치해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광산구청소년수련관에서는 오는 20일 세월호를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세월호 참사 문제를 가르치고 기억할 수 있도록하는 기억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 13일 광주 청소년들도 5·18 민주광장에서 기억문화제를 열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전시와 공연 등을 선보였다. 여수와 목포, 순천 등지에서도 13일 문화제와 음악회 형식의 지역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참사 당일인 16일에는 유가족 등 90여명이 침몰 해역을 찾아 선상추모식을 열고, 세월호선체가 보존돼 있는 목포신항에서도 추모식이 진행된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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