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남악 주민 반발에 부지 옮겨 오룡리에 이달말 착공
주민들 “개물림 사고 우려에 소음·냄새” 설치 반대 잇따라
군 “학교와 수 백 미터 떨어져 안전해” 이달 중 주민설명회
무안군이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사업을 재추진하자 주민들이 또다시 ‘혐오시설’이라며 부지 이전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무안군은 일로읍 오룡리 470번지 공공하수종말처리장 인근에 5400㎡ 규모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반려동물 놀이터는 반려견이 목줄을 차지 않고 견주와 함께 뛰어놀 수 있도록 일정 공간에 울타리를 둘러 만든 공원 시설이다.
무안군은 조성 사업에 특별교부세 5억원과 군비 2억 8000만원 등 총 7억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군은 이달 중 주민 주민설명회를 열고 이달 말께 착공, 오는 7월 중 반려동물놀이터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무안군에는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를 반대한다는 민원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무안군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최근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를 반대한다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 게시글에는 “반려견에게 목줄을 안 채우는 견주에 의해 개물림 사고가 날 수 있다”, “인접 100여m 거리에 주거 시설이 들어서고, 인근에 초등학교도 2곳 들어설 예정이라 개물림 사고와 짖는 소리 등 소음, 분변, 냄새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 주장이 담겼다.
한 민원인은 “한해에도 2000명이 개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 가족들이 거주하는 환경이 조금이라도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무안군은 안전이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도시공원법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례 하나만을 가지고 놀이터를 조성하는만큼 법적 강제성이 없는 관리규정이 제대로 지켜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군은 지난해 주민 반대로 부지를 변경했음에도 다시 같은 반발이 나오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공약으로 내세우기 이전부터 반려동물놀이터에 대한 요구가 많았는데, 막상 지으려고 보니 일부 사람들이 반대를 하고 나서 곤란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무안군 내 9개 읍·면을 대상으로 주민 인식조사를 한 결과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 찬성 61%, 반대 39%로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또한 현 부지는 6월 입주 예정 아파트와 600m 떨어져 있고, 초등학교 예정 부지와도 400m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놀이터가 조성되면 안전요원 3~5명을 배치해 소형견·대형견 간 활동 공간을 분리시키고 목줄 착용, 배변 문제 등을 통제하는 한편, 공격성이 강한 개는 입장하지 못하게 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인근 지역 반려견의 활동 공간이 한 곳에 집중되므로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에게 좋은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인근 주민이 반려견을 데리고 반려동물놀이터까지 왔다갔다 하는 길에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극히 인접한 아파트의 주민이 아닌 이상 차를 타고 오가는 이들이 많으므로 우려하는 만큼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무안군은 남악리 2612-1번지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신설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10월 착공까지 했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착공 한 달 만에 공사를 중지시키고 부지를 현 위치로 옮겼다.
당시 남악리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는 ‘인근 초·중학교 어린이 등·하교시 개물림 사고 등 안전에 위협이 된다’, ‘반려견으로 인한 질병, 전염병으로 인근 아파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음과 악취로 인해 집값이 떨어진다’는 등 지적이 나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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