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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기자(예향)

[맨발걷기 좋은길 소개합니다] “맨발로 자유 만끽”…산·정원·도심 속 흙길 걸어요

by 광주일보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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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둘레길 따라 즐기는 영광 물무산 황톳길
4월1일 재개장하는 순천만정원 3코스 어싱길
완도 ‘해양치유 노르딕워킹 코스’도 인기
담양 메타세쿼이아·금성산 등도 흙길 조성
편의시절 두루 갖춘 ‘상무시민공원 맨발로’
퇴근 후 걷기에 빠진 직장인들에게 인기만점

순천만습지 어싱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순천시 제공>

“맨발 걷기가 무병장수의 해법입니다.”, “맨발 걷기를 했더니 오랜 불면증이 나아지고 숙면을 취하고 있어요.” 맨발걷기 효과를 본 사람들마다 맨발걷기 홍보대사가 되어가는 모양새다. 사람마다 느끼는 온도와 효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맨발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확실하다.

맨발걷기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흙길을 찾아 맨발걷기에 나선 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집 마당 잔디를 일부 걷어내고 흙길을 조성한 이들도 생겨났다. 일상생활 가까운 곳에 조성된 맨발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산속 황톳길·정원 속 어싱길…전남의 흙길 명소= 차를 세우고 산길에 접어드니 어디선가 유리잔 부딪치는 듯한 맑은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어보니 높다란 나뭇가지에 매달린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고요한 산을 깨우고 있다.

기분좋은 풍경소리가 방문객을 맞는 이곳은 영광 물무산 행복숲 ‘맨발 황톳길’ 초입이다. 물무산 행복숲은 이름처럼 ‘걸으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숲으로, 숲속 둘레길 10㎞, 맨발 황톳길 2㎞, 유아숲 체험원, 편백영상원, 소나무숲, 예술원, 하늘공원, 등산로 등이 조성돼 있는 산림복지 숲이다.

물무산 뒤편에 위치한 ‘맨발 황톳길’은 맨발걷기 열풍이 불면서 주민들은 물론 인근 도시에서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겨울 휴식기를 지나 정식 개장일은 4월1일부터지만 3월이 되면서 찾아오는 이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땅이 완전히 풀리지 않아 차가운 황톳길 이지만 바지자락을 걷고 길을 나서는 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한겨울에는 못 오다가 지난 2월부터 이곳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있어요. 남편의 권유에도 계속 머뭇거리며 시도하지 않았는데 처음 맨발로 흙을 밟은 순간 너무 좋아서 이후로는 누가 가자고 하지 않아도 제가 먼저 집을 나서게 됐어요.”

남편과 언니와 함께 광주에서 왔다는 60대 여성은 이미 맨발걷기 마니아가 됐다. 가족과 살고 있는 광주에도 곳곳에 흙길이 있지만 황토길이 좋아 일주일에 5일씩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건강 때문에 시작한 것도 있지만 직접 걸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고 있어 지인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있다.

물무산 행복숲 황톳길은 미생물이 풍부한 질 좋은 황토가 2㎞ 이어져 있다. 처음 0.6㎞는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 이후 1.4㎞는 ‘마른 맨발 황톳길’이다. 왕복 길이만 4㎞로 맨발로 걷기에 결코 짧은 구간은 아니다. 이 길을 2~3번 왕복하는 이들도 많다.

순천에는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오천그린광장에 총 8곳 12㎞의 어싱길이 있다. 순천만정원박람회 이후 재정돈에 들어갔다가 4월 1일 재개장하는 순천만국가정원 어싱길은 개울길 광장을 비롯해 순천만WWT 습지 등 주요 이동 동선을 따라 6곳에 5.1㎞ 어싱길이 조성돼 있다.

오천그린광장 어싱길은 ‘백두’와 ‘한라’ 두 개 봉우리 주변 2.5㎞ 구간에 만들어져 있다. 해안을 따라 4.5㎞ 이어지는 순천만습지 어싱길은 코스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1코스 람사르길, 2코스 대대선창~탐조대~생태체험장으로 이어지는 세계유산길, 3코스는 생태체험관~안풍습지~장산소공원~갯벌관찰장으로 이어지는 갯골길이다. 갯벌과 갈대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힐링의 길’로 불린다.

완도군은 ‘해양치유 노르딕워킹 코스’를 개발해 주민과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은 하체를 이용해 걷는 일반적인 걷기와 달리 상체와 하체 모두 사용하면서 걷는 방법이다. 노르딕 워킹을 하면 일반적인 걷기보다 운동효과가 높다. 칼로리 소비가 더 높고 지구력, 근력, 유연성, 심혈관 건강, 체력이 나아진다.

완도군의 해양치유 노르딕워킹 코스는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서봉각 등대에서 석화포 선착장까지 등대치유길, 바다치유길, 숲치유길로 구성된 총 6.4㎞ 길이다. 바다치유길 코스인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는 맨발걷기를 이용해 노르딕 워킹을 하기도 한다. 명사십리 주변 해안길은 고운 모래가 이어져 맨발걷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맨발로 해안가를 걸으면 해양 에어로졸 흡입과 함께 시원한 바닷물과 모래의 촉감, 파도소리와 해풍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해남군은 지난해 말 군민들의 건강을 위한 황톳길을 조성했다. 해남읍 보건소 뒤편 우슬저수지에서 우슬체육공원 우슬체육관으로 이어지는 1㎞ 길이의 맨발 황톳길로 올해 초 정식 개장됐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저수지뷰와 다양한 봄꽃과 새싹들을 보며 힐링하는 시간도 더해진다.

산책로 시작과 끝에는 발을 닦는 세족장과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신발장이 갖춰져 있으며, 황톳길 한쪽에는 야자 매트를 깔아 신발을 신고 거닐 수 있도록 했다. 1년 내내 개방된다.

담양군에도 맨발로 걷기 좋은 흙길이 만들어져 있다. 지난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2.1㎞ 길이에 2m 폭의 마사토 흙길을 조성했으며, 금성산 자락 대나무생태공원 대숲 산책로에도 최근 맨발로 걷기 좋은 흙길이 생겼다. 대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즐기며 걷는 동안 면역력이 올라가고 스트레스 조절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 상무시민공원 맨발로. 주말이나 휴일, 퇴근후 저녁시간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아 건강 맨발걷기를 한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건강路…광주 도심속 맨발 산책로= 아파트 숲과 빌딩 숲이 넘쳐나는 광주에도 공원을 활용한 맨발 산책길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상무시민공원 맨발로’다. 시민공원 종합운동장 바깥 길을 따라 조성돼 있으며 왕복 1.2㎞길이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찾는 이들이 많지만 특히 퇴근후 저녁시간 직장인들의 방문이 많은 편이다. 발 씻는 곳과 신발장도 갖춰져 있다.

봄비가 내리던 3월초, 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에 우산을 쓰고 흙길을 걷는 이들이 여럿 보인다. 3월이라지만 겨울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데다 비까지 내려 체감온도가 더 내려가는데 추위 따위는 아랑곳없다는 듯 표정이 밝다. “비가 내리는데 춥지 않냐?”는 질문에 “발이 시원해서 좋다”고 답하고 갈 길을 이어간다.

맨발걷기 마니아들에게 ‘비 내리는 날’은 최상의 날씨 조건이다. 물을 머금은 땅은 기분좋은 촉감을 전해주고 맨바닥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무엇보다 땅 속에 존재하는 음(-)전하를 띤 자유전자들이 맨발과 접지를 할 때 몸속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질병 예방과 치유를 가져오는데 물이 더해지면 그 효과가 많게는 10배까지도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광주 서구에는 상무시민공원 맨발로 인기에 힘입어 금호어린이공원과 쌍학어린이공원, 매월동 전평제 호수공원, 풍암호수공원과 뒷산, 금당산 산책로, 동천로 일대에도 맨발산책로가 추가 조성됐다.

풍암호수 뒷산 산책로에는 ‘황토탕’이 있다. 5개의 황토탕과 50m 구간의 황톳길이다. 건강에 좋은 황토에 물을 부어 질퍽하게 만든 곳으로, 황토가 혈액순환 개선과 노폐물 해독,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도 많다. 물기로 미끄럽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이용해야 한다. 막대기를 지팡이 삼아 걷는 방법도 있다.

분적산 편백숲과 제석산 등산로 등에 맨발 산책로를 운영하고 있는 광주시 남구는 봉선동 유안근린공원과 효천근린공원, 푸른길 근린공원 월산 근린공원, 행암동 천변길 근린공원 등에 각각 100~300m 길이의 맨발 산책로를 추가 조성중이다.

광산구에도 풍영정 천변길 근린공원 산책로와 쌍암근린공원 등에 맨발 산책로가 조성돼 이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내 집 앞 맨발길’ 조성에 앞장서 30여 곳의 맨발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북구에는 300m 길이의 한새봉 맨발길과 2.4㎞의 시민의숲 맨발길이 조성돼 있으며 올해 문흥동 문화근린공원 등 3곳에 맨발 산책로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광주시 동구도 올 상반기내 푸른길공원과 두암제2근린공원, 산수1소공원, 내남2소공원 등을 대상으로 맨발 산책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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