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이란 그 머시기제이. 사람은 말이다, 다 제멋을 타고나는 거여. 눈에는 안 보이는디 맘에는 보이는 그 머시기 말이다. 하늘을 보고 꽃을 보고 별을 보면은 그 머시기가 맘에 안 오냐아… 평아, 니도 참하고 귄있는 사람으로 한세상 멋지게 살아부러라잉.”(‘장날, 할무니 말씀’ 중)
노동운동가이자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노해 시인이 첫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을 펴냈다. ‘내 어린 날의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남도의 작은 마을 동강에서 자라 ‘국민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평이”라고 불리던 소년시절의 성장기를 33편의 이야기 속에 담았다.
소년 박노해의 어린 시절은 어두웠고 가난했고 슬픔이 많았던 시절이었지만 소년의 마음에는 어둠이 없었다. 시인은 자신의 일생을 관통한 근원의 힘인 ‘눈물꽃 소년’의 기억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버지와 함께한 기차 여행’에서는 배 한 쪽이라도 함께 나누고 어려운 사람을 사려 깊게 도와주고 진실한 마음을 담아 격려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남겨두기를’ 편에서는 “아깝고 좋은 것일수록 남겨두어야 한다”고 일러주시던 어머니와의 추억을 담았다.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내 안의 소년이 말을 한다. ‘힘든 거 알아. 나도 많이 울었어. 하지만 너에겐 누구도 갖지 못한 미지의 날들이 있고 여정의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어. 그 눈물이 꽃이 되고 그 눈빛이 길이 될 거야’ 라고.”
맛깔진 전라도 사투리가 정감 어린 글맛을 선사하고 33편의 글마다 박노해 시인이 직접 그린 연필 그림이 담겨 있어 따스하기까지 하다. <느린걸음·1만8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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