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리더십’ 이태석 신부 배우기 열풍 까닭은?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습니까? 왜 꼭 아프리카여야 했나요? 당신을 지켜준 힘은 무엇이었습니까?”
30년 가깝게 사회비리를 파헤치고 분쟁지역 전쟁터를 취재해온 시사고발 전문 PD는 2010년 1월 선종(善終)한 이태석 신부(1962~2010)의 삶을 되짚는 다큐를 제작하며 물음을 품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신학대에 진학해 사제 서품을 받은 이 신부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신부이자 의사, 교육자로서 8년여 동안 봉사활동을 펼치다 대장암으로 48세 나이로 선종했다.
톤즈 현지를 찾아간 PD는 한센인 등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쫄리(John Lee) 신부’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의 생전 모습을 직접 확인하며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배운 PD는 이후 다큐 영화 제작과 대중 강연, ‘이태석리더십 학교’ 운영 등을 통해 이태석 신부의 정신과 리더십을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 전파하고 나섰다. (사)이태석재단 구수환 이사장의 이야기이다.
신간 ‘울지마톤즈 학교’는 저자의 절판된 ‘울지마톤즈 그 후 선물’(2011년)의 개정판이다. 저자는 ‘개정판에 붙여’에서 이태석 신부가 세상을 떠난 지 14년이 흘렀지만 전국 교육현장에서 ‘이태석 신부 배우기’ 열풍이 부는 까닭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한 사제의 삶에 대해 오래도록 잊지 못하고 빠져드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습니다. 이태석 신부의 삶 속에 담긴 이타심과 공감의 힘입니다. 돈과 특권,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희망의 빛줄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가 다큐 ‘울지마 톤즈’(2010년)와 ‘부활’(2020년)을 만들고, 강연을 하고, 책을 쓰는 이유이다.
‘이태석 신부로부터 배우는 네 개의 메시지’라는 부제를 붙인 신간은 크게 ▲참을 수 없는 이타심 ▲죽음을 잊은 용기 ▲절실하고 헌신적인 실천 ▲감사하며 섬기는 마음 등 4부로 구성됐다.
저자는 톤즈에 성당보다 병원과 학교를 우선 세우고, 환자 진료에 앞서 1~2분간 환자 눈을 바라보며 교감하고, 한센인들을 위한 나만의 신발을 맞춰주는 등 이 신부의 헌신적인 삶과 봉사정신,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27편의 에세이로 풀어낸다.
저자는 “‘이태석 리더십’에는 거창한 구호가 없다. 말보다는 실천이었다. 헌신과 겸손 그리고 진정성, 이것이 톤즈의 기적을 만든 것이다”고 강조한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자리한 ‘그린리프 센터’는 다큐 ‘울지마 톤즈’를 본 후 “‘섬김의 리더십’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며 “한국에도 섬김의 리더십이 많이 확산되어 사회적 약자에게는 용기를, 국민에게는 희망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 사회의 리더들’에게 “리더는 희망을 밝혀주는 등불”이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은 진정성에서 나옴”을 강조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월 10일)를 앞둔 시점에서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메시지이다.
“국민의 착한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임무이고 책임입니다. 이태석 신부는 우리에게 말보다 실천, 교만보다는 겸손, 과시보다는 헌신의 중요함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이태석 신부가 우리에게 준 선물입니다.”
<북루덴스·1만8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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