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집중호우 수해로 개축 설계
익산청 철거 뒤 인도교 설치 계획
주민들 재시공 현수교 설치 요구
집중호우 수해를 입은 구례 서시교 철거 여부를 두고 당국과 주민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3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청) 등에 따르면 서시천 계획홍수위 확보를 위한 서시교 개축 공사 설계가 오는 7월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사는 지난 2020년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이 범람하고 서시교가 일부 잠기면서 추진됐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청)은 홍수 발생 때 적정한 수위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교량을 철거하고 새로운 다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익산청이 내놓은 방안은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현재 교량을 철거하고 기존보다 3m 높여 새로운 다리를 설치하는 방안이다. 이 공사에는 41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두 번째는 마찬가지로 현재 교량을 철거하고 사람과 이륜차·경운기 등이 오갈 수 있는 인도교를 설치하는 것이다.
대신 서시교 남쪽 하단부 1200m 구간 도로를 신설해 전주~순천 간 도로에 연결,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공사에는 사업비 23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익산청은 높은 사업비와 옹벽 설치로 인한 인근 아파트 주민·상가 민원 발생을 우려해 1안보다는 2안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차량 흐름이 원활해지고 조망권 확보 등이 수월한 점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 200여 명으로 이뤄진 서시교대책위원회(상임대표 김창승·이하 대책위)는 두 가지 안 모두에 대해 반대 뜻을 펼치고 있다.
우선 다리를 철거하면 몇 초면 건널 거리를 5~10분 이상 우회해야 한다는 근거를 들었다.
대책위는 현 교량을 철거하는 대신 재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 교량의 교각 4개를 없애 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교량의 상판 두께를 줄여 높이를 1m가량 높이는 현수교(줄다리) 방식이다.
또 섬진강 본류와 만나는 지역의 하천 구조 개선 공사를 벌여 근본적인 홍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천 구조를 개선하고 현수교를 설치하면 계획홍수위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미관을 살리는 현수교를 설치하면 관광 자원화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대책위는 현수교 설치를 요구하는 주민 서명 운동을 이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주민 투표 등으로 현수교 설치의 당위성을 펼칠 방침이다.
구례군 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여과 없이 익산청에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한국하천학회 회장)는 익산청의 설계안에 대해 “계획홍수위 설정 때 정부 결정 고시 후 설계에 적용해야 함에도 현재 고시되지 않은 수치를 교량 설계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교량 기준고(높이) 중 여유고를 2.0m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공학적 근거를 공개해 적정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해당 하천 인근 주민들의 편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시교는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을 동서로 가로질러 설치된 길이 150m 4차선 교량이다. 구례군 구례읍과 마산면, 토지면, 간전면 등 3개 면과 경남 하동군을 이어주며, 1일 평균 6000여 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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