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농아인 수어 상담 KT 아이정보 광주 월산점
농아인협회 서구지회 센터장 출신 김수연 점장, 상담 맡아
서울·강원 등 전국서 발길 “소수의견 귀담아 듣는 창구 될것”
전국 최초로 농아인 수어 상담·통역을 제공하는 통신 매장이 광주에서 시작을 알렸다.
KT ㈜아이정보 월산점(대표 이향희·남구 구성로8번길 6)은 지난 5일 ‘월산 with Deaf’라는 이름으로 농인 특화매장을 열었다. 베테랑 수어 통역사 김수연(50·전 농아인협회 서구지회 센터장) 점장은 매장에서 수어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20여년 간 농인을 위한 수어 통역일을 해왔지만 통신분야는 처음이라 떨리기도 합니다. 농인들이 겪는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그들의 언어를 사용해서 세심하게 상담하고 있어요.(웃음).”
통신 매장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수어 상담을 제공하는 만큼 벌써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광주·전남뿐만 아니라 서울, 강원도 횡성 등 전국 각지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올 정도라고. 매장 건너편에는 광주시 서구 농아인 쉼터와 농아인협회가 있어 협회와 신속하게 협조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고객들 역시 스마트폰을 구매하거나 통신요금을 선택할 때 수어를 통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인 상담으로는 알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인데다가 본인이 원치않는 요금제를 선택하거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겪는 손해들이 많았다는 것.
자신을 ‘농인사회의 일원’이라고 소개한 김 씨는 지난 20여년 간 농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목격해왔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농인들이 장애를 느끼지 못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장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장애 도시’를 표방한다면 장애인 이동권 등 물리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가장 기초적인 의사소통의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장애인 인권 문제는 이동권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청각 장애인 입장에서는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무장애 도시를 실현하려면 의사소통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씨의 목표는 수어 통역을 지원하는 매장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나아가 수어통역사뿐만 아니라 농인이 매장에서 근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우리 사회는 다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언어중심 사회에서 시각적 언어를 사용하는 분들은 소수인 상황입니다. 사회가 소수의 의견도 귀담아들을 수 있었으면 해요. 월산 with Deaf점이 소통의 창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아이정보 월산점 이향희 대표는 “농인들이 평소 수화를 전문적으로 통역해줄 수 있는 매장에서 상담 받기를 희망해왔다”며 “지역사회의 농인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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