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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전남대·조선대병원 마취과전공의 전원 이탈 ‘수술대란’

by 광주일보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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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건수 평소 절반 이하로 줄어…예약도 안돼 환자들 불만
전문의들 “새벽까지 수술해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

의료대란이 현실화된 22일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본관 히포크라테스 동상 앞을 환자 보호자가 지나가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행동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수술대란’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응급수술이 진행되는 상급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수술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가 전원 이탈했기 때문이다.

당장 남아있는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응급수술이 몰리거나 전문의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수술실 가동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2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 전 두 병원에서 하루 평균 120~150건 진행되던 수술이 이탈 후 절반 아래인 55~65건으로 감소했다.

경증 수술의 경우 수술일정을 최대한 연기하는 등 수술 일정을 절반 이하로 낮춰 중증·응급 환자에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수술을 연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마취과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냈기 때문이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 병원에서는 각각 12명의 마취과전공의가 모두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수술현장을 관리하며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 수술 핵심 인력이다. 수술에 반드시 필요한 마취약물을 환자별 특성에 맞게 안전하게 투여하고 수술 도중에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취의 없이 수술을 진행하면 환자의 신경과 의식에 문제가 발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마취과 전문의 공백 사태가 빚어지자 현재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각 10명씩의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을 모두 도맡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한 의사는 “수술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며 “응급한 상황을 골라 우선적으로 수술을 진행할 방침이지만, 이대로 장기간 지속한다면 병원 의료진과 시스템 자체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전남대병원은 총 23개의 수술실 중 전신마취 수술실 4개와 국소마취 수술실 3개 등 7개만 운영하고 있다. 중증·응급 수술이 심야까지 진행되고 있어 마취과전문의의 업무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다.

당장 마취과 전공의 공백에 따른 피해가 두드러진 곳은 산부인과다. 마취과 의사들이 담당하는 ‘무통주사’를 전공의가 없어 놓지 못하고 있고, 분만을 앞둔 임산부들은 마취과 의사가 없어 예정 분만일에 제왕절개 수술을 받지 못할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수술지연에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전공의 이탈도 한몫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 외과수술에 비해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수술은 전공의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양 대학병원이 수술 일정을 미루거나 진료·입원까지 줄이면서 환자와 보호자 성토가 거세지고 있다.

김모(36)씨는 전날 신장이 좋지 않아 전남대병원을 찾았지만 전공의 집단행동 때문에 진료할 수 없다며 다음달 18일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변조차 볼 수 없는 상황에 결국 동네 의원을 방문한 김씨는 의원의 권유로 급하게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신장 하나가 이미 망가진 상태”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다행히 급히 수술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더 늦었으면 몸 상태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며 “어제 바로 수술을 했으면 신장이 괜찮을 수도 있지 않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지역 인터넷 카페에는 “친정아버지가 폐암 수술 후 재발해 수술을 해야 하는데 화순 전남대병원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 예약조차 잡지 못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대장암 수술 봉합 부위가 터져 전남대병원을 찾았지만 의사가 없어 마냥 대기 중”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광주지역 한 대학병원 교수는 “현재 암 환자를 우선적으로 수술방에 배정하고 있지만 수술이 며칠씩 지연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전문의들의 업무가 과중해지면 과로 등으로 인해 의료사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병원들이 환자를 2차병원으로 보내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병원에서 일부 암 수술은 가능하지만 암의 정도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가 다르며 개두술과 같은 복합적인 수술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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