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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대형마트 의무휴무 폐지…소상공인 “어찌 살라고” 울상

by 광주일보 202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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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의무휴무 적용 대상 대형마트 10곳·준대규모 점포 8곳
“경기 침체로 시장 다 죽어가는데…또 타격” 중소상인들 반발

23일 오전 찾은 서구 양동시장은 상인들을 제외하면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부가 12년 동안 유지해온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폐지 방침을 밝히자 광주지역 중소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광주 등 호남권에선 10가구 중 6가구 이상이 동네 슈퍼마켓과 전통시장에서 식품을 구매한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전통시장·소형마트 의존도가 높아 지역 소상공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받는 대형마트는 총 10곳과 준대규모점포(SSM)는 8곳이다. 이들 업체는 2012년부터 유통산업발전법의 의무휴업 규제에 따라 한달에 2회씩 휴일에 문을 닫았다.

십년동안 지속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의 목소리는 간간히 나왔지만, 논란이 거세자 구체적인 논의는 금기시 됐다. 전국의 중소상인을 중심으로 한 반발 움직임이 거셌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정부가 전격 폐지 방침을 밝힌데 이어 의무휴업 제도가 폐지되면 광주 등 호남권 중소상인에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4월에 내놓은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를 보면 호남지역 가구 64.5%는 동네 중소형 슈퍼마켓(49.9%)과 전통시장(14.6%)에서 식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 동네슈퍼와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가구는 전국에 걸쳐 41.4%에 그쳤다.

광주지역 소상공인들은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양동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고 있는 유양순(여·59)씨는 “시장에는 아직 덤으로 주는 인심도 있고, 대형마트 보다 유통 과정이 비교적 짧게 이뤄져 신선한 재료를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형마트가 쉬면 재래시장을 한번이라도 나와서 볼텐데 주말 휴무가 평일로 바뀌면 아무래도 소상공인의 수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운암시장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순금(여·63)씨도 “시장 상권이 죽으면서 코로나19 때보다 훨씬 장사가 안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까지 주말에 문을 연다니 타격이 클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의견 수렴과 그에 따른 권고도 없이 갑자기 폐지를 발표한 것은 지역 소상공인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꼴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승재 광주상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은 대형마트, 식자재마트, 온라인 대형커머스 등 ‘유통 공룡들’ 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상황이다”며 “정부가 소상공인들과 상의 한번 없이 유통산업발전법을 변경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언급했다.

일각에선 영세 상인들의 적수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동네 구석구석 침투한 식자재 마트와 쿠팡 등 온라인업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구 대인시장에서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황정랑(60)씨는 “코로나 이후 현재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경쟁 구도보다는 온-오프라인간 대결이 주요 프레임으로 전환됐다”며 “대형마트 의무 휴무 규제보다는 지역민들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는 방안과 정책을 정부차원에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정부 방침을 반기고 있다.

대학생 김지연(여·22·광주여대)씨는 “대형마트에 가면 한 공간에서 여러 물건을 살 수 있고 할인 폭도 커서 시간·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며 “가끔 대형마트 코 앞까지 갔다가 휴무일이라 빈 손으로 돌아올 때가 있었는데 매주 주말마다 영업하는지 찾아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니 반갑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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